당초 '공천 배제' 6명에 아베파 6명 추가
아베파 "노골적 탄압" "권력 남용" 불만
일본 집권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 12명을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민당 최대 파벌 '옛 아베파'를 중심으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9일 일본 NHK방송·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도쿄 당 본부에서 선거대책본부회의를 열고 파벌 비자금에 관련된 의원 총 12명을 오는 27일 중의원 선거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자민당 대부분 계파가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통해 거둔 지원금을 비자금으로 유용한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당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이시바 총리는 당초 6명(△지난 4월 자민당 징계에서 6개월 이상 '당원 자격 정지' 처벌을 받은 3명 △당 직무 정지 처분을 받고 국회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해 설명하지 않은 3명)에 대해 공천 배제 결정을 밝힌 상태였다. 여기에 △당직 정지 처분을 받고도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은 6명도 이날 추가하면서 공천 배제 인원은 총 12명이 됐다. 이날 추가된 6명은 모두 옛 아베파 인사다.
자민당은 비교적 징계 수준이 낮은 비자금 연루 의원의 경우 공천을 하더라도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본 선거법상 중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출마 후보는 소속 정당 허가를 받아 비례대표에도 중복 입후보할 수 있다. 당 방침에 따라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가 좌절된 후보는 40명가량 될 전망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집권 자민당 내 최대 계파인 옛 아베파를 중심으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중의원 4선 출신의 한 의원은 "노골적인 아베파 탄압"이라고 불평했고, 자민당 간부 이력이 있는 다른 아베파 인사도 "(공천 배제 결정은) 권력 남용이다. 아베파 파벌과 당이 망가지는 과정에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밝혔다. 공천 제외가 확정된 12명 중 11명은 옛 아베파, 1명은 옛 니카이파다.
자민당은 1차 공천 후보로 279명(소선거구 265명·비례대표 14명)을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일본 중의원 선거는 오는 15일 공시를 거쳐 27일 투표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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