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기 지표 기준치 밑돌아
태백·삼척 고용위기지역 무산
도 "고용·대체산업 육성 지원
충격파 최소 후속 대책 추진"
90년 가까이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탄광이 문을 닫은 강원 태백시와 내년 폐광을 앞둔 삼척시의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무산됐다. 당장 최대 330억 원의 국비 지원이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발판으로 수조 원대 사업이 추진되는 산업위기지역 지정을 노렸던 강원도의 전략 또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강원도는 13일 태백 장성광업소와 삼척 도계광업소 실직자에 대한 재취업 훈련, 대체산업을 통한 고용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백, 삼척에 대한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5월말 신청서를 받아 7월초 현지실사를 진행한 고용노동부는 직전 1년간 구직 신청 20% 증가와 △고용보함 피보험자 5% 이상 감소 △직전 1년간 고용보험 사업장이 전년 대비 5% 이상 줄어든 경우 등 요건 가운데 일부를 충족하지 못한 태백, 삼척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지난 11일 강원도에 통보했다. 태백과 삼척의 경우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피해가 누적된 터라 1, 2년치 단기 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탓이다.
이를 두고 30년 넘게 이어진 인구감소 등 감산피해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강원도 안팎에서도 줄기차게 요구했던 '정성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여러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해 두 지역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폐광에 따른 대규모 실직과 소비시장 위축 등 우려를 떨쳐내기 어려운 상황. 강원도가 실시한 용역결과를 보면, 폐광으로 태백지역 내 1,600여 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피해가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3개월 전 문을 닫은 태백 장성광업소 인근 시장의 경우 최근 1년간 100개에 달하던 점포가 절반 줄어드는 '폐업 도미노'가 현실이 됐다. 도계광업소의 광업권이 소멸되는 내년 이후 삼척지역의 경제적 피해 규모는 5조 6,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전히 광업이 지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폐광에 따라 체감하는 피해는 더 클 것이란 분석마저 나온다.
이에 강원도는 지역 특성을 살린 일자리 사업 등 대안을 통해 폐광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첫 단계로 폐광지역 실직근로자 고용안정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내년부터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폐광지 전체를 아우르는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게 강원도의 얘기다. 5,219억 원을 투자하는 태백 청정 메탄올 등 클러스터를 비롯해 △삼척 중입자 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단지 △석탄 경석 가공 산업 △지하 연구시설 조성 등 대체산업을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정일섭 강원도 글로벌본부장은 "아쉽지만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한 계획을 세워 놨던 만큼 대체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에너지, 의료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을 통해 경제·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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