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실명 담긴 편지 공개
2018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를 조문하던 당시 김민웅(가운데)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신원을 공개한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교수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함께 확정됐다.
김 전 교수는 2020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 A씨가 2016~2018년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편지 사진을 올리고, 피해자의 실명을 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교수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A씨는 김 전 교수를 고소했다. 김 전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해당 편지에 피해자 실명이 기재돼 있는지 알지 못했고, 실명을 공개할 의도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1심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량이 다소 늘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동의 없이, 수사 중인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실명이 기재된 편지 파일을 페이스북에 게시한 것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 실명이 게시된 편지가 다수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재확산됐고 피해자는 박 전 시장 지지자들로부터 무차별적인 욕설과 비난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교수가 항소심에 이르러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피해자는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아니다"고 주장한 점 등도 불리한 영향을 미쳤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면서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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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A씨가 김 전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A씨의 일부 승소 판결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법원은 김 전 교수가 A씨에게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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