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 이후 약 2년 만에 등장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혜택↑
"여전히 업황 좋지 않아... 지켜봐야"
업황 악화로 지난해부터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카드 6개월 무이자 할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달금리가 하락하면서 카드사에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와 우리카드, NH농협카드는 지난달부터 결제대행(PG) 업종에 대해 최장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다시 제공하기 시작했다. 가끔 카드사 한두 곳이 짧은 기간 최장 6개월 무이자 할부 정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전업카드사 8곳 중 3곳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약 2년 만이다.
2022년 중반까지 카드업계는 6~12개월의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다. 그러나 한 해 동안 기준금리가 7차례 인상되는 등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카드사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예·적금) 기능이 없어 회사채(카드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서 조달 비용도 앙등했다.
실제 2021년 1%대였던 카드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랠리에 발맞춰 오르기 시작해 2022년 말엔 6%대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말까지도 4%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3%대 후반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금리 수준이 높았던 만큼 카드사 대부분은 무이자 할부 기간을 2~3개월로 단축해 제공해왔다. 소비자 혜택이 큰 '알짜카드'를 대거 단종시키거나 캐시백 혜택 등을 줄이기도 했다.
상황이 바뀐 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채 금리가 3% 중반 이하로 내려가는 등 카드사 자금조달 부담이 가벼워지자 일부 카드사들이 적극적인 고객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여전히 현대·하나카드는 최장 할부기간이 2~3개월에 그치고 있지만, 나머지 카드사들은 5~6개월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예전 '12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복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카드사마다 여전히 높은 연체율과 낮은 수익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탓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신용카드사 연체율은 1.69%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금 숨통이 트였다 해도 여전히 업황이 안 좋은 상황"이라며 "트렌드가 대형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올해 말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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