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전 실장 지명에 현 정재호 대사 비교
"전임자보다 나은 업무 수행에 큰 도움 될 것"
"내년 시진핑 방한 포석 예상보다 빠른 결정"
중국이 윤석열 정부의 주한 중국대사 교체 결정에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나타냈다. 내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중관계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양국 간 공감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해 온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5일 '중국, 한국의 새 대사 내정에 소통 유지 준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전날 정재호 주중국 한국대사 후임으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내정됐다고 한국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 "김 전 비서실장 지명은 윤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중한(한중)관계에 대한 최근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싱가포르 방문 당시 "중국은 한국의 안보·경제·투자 등의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임이 틀림없다"는 윤 대통령의 언급을 상기시킨 것이다.
또한 뤼 연구원은 김 전 실장에 대해 "윤석열 정부 의사 결정 그룹의 핵심 멤버"라며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맺은 그의 실용적인 교류 경험은 전임자보다 나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한중관계가 순탄치 않은 흐름 속에서 근무해 온 현 정 대사와 굳이 비교하는 방식으로 차기 대사를 향한 기대감을 내비친 셈이다.
외교가에선 "예상보다 빠른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당초 연말쯤 교체할 것으로 여겨졌던 데 비해 (대통령실이) 신속하게 후임 대사를 내정했다"며 "한국이 대사를 먼저 교체하니 중국도 신속히 후임을 보내라는 뜻"이라고 짚었다. 한국 정부는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 방한'을 추진 중이다. 한중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지만, 중국은 싱하이밍 전 주한 중국대사 귀임 뒤 3개월간 후임 대사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 '장기 공석' 상황이 윤 정부에 외교적 부담이 됐고, 이에 따라 한국이 먼저 베이징의 대사를 교체하는 성의를 보였다는 뜻이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전 실장 내정 소식에 "한국과 소통을 유지하며 중한관계 발전을 유지하도록 추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 전 대사 후임을 언제 임명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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