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차담 앞두고 친한계 "성과 구걸 안 한다"
공소시효 만료·尹 임기 반환점 경과·예산안 처리 등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독대를 요구했지만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포함된 걸 보면 그렇게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을 하루 앞둔 20일 친한계 내부 반응이다. 한 대표가 회동 전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해 △공개활동 중단 △명태균씨 의혹 설명 △김 여사 라인 인적쇄신 등 3대 요구사항을 밝혔지만, 회동 뒤에도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또 다른 친한계 관계자는 "3대 요구사항을 바로 받아들이겠느냐"면서 "어쨌든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친한계는 앞서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때와 달리 성과에 급급한 표정이 아니다. 16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등 한 대표가 표방해 온 '여당 내 야당' 노선이 민심에 부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판단에서다. 이 관계자는 "공은 대통령실로 넘어갔다"며 "이제 와서 (성과를) 구걸하는 건 맞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시간'도 우리 편이라는 생각이다. 여전히 원내에선 20여 명 남짓 소수지만, 친한계는 점차 권력의 추가 기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친한계 당직자는 "10월 10일과 11월 10일, 12월 10일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각 △22대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료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해당하는 날이다.
이 당직자는 지난 10일 만료된 선거법 공소시효와 관련, "친한계 활동을 하면 밉보여 기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 공공연히 퍼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 중 4명이 기소됐는데, 이 중 친한계는 장동혁 최고위원 정도다. 큰 타격이 없다. 그는 재산 3,000여만 원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관위의 경고 처분에도 검찰이 기소하자 당내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음 달 10일엔 윤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돈다. 앞서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임기 절반이 지난 대통령은 권력이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아울러 12월 10일 예산안 처리가 완료돼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안 확보에 목을 멜 이유가 사라지면, 원내 권력의 중심추도 한 대표에게 기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힘이 꺾이는 게 전체적인 흐름"이라며 "권력이라는 게 그렇게 영글었다가, 쇠약해지는 거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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