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반대 성명 하루 만에 지지 성명
외교부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임명 과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새 인권대사에 북한 고위급 탈북민 자녀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탈북민 사회가 찬반 양극으로 극명하게 나눠지면서다.
북한청년지도자총회와 탈북민 단체 및 단체장 등은 22일 성명을 내고 “우리 탈북민 청년 리더들은 윤석열 정부의 이서현 북한인권대사 임명을 열렬히 환영하며, 정부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김금혁 전 국가보훈부 장관정책보좌관, 풀브라이트 장학생 장은숙, 안성혁 외 60여 명의 탈북민 청년과,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노현정 엔케이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 12개 탈북민 단체장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씨는 지난 수년간 유엔과 미국 등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잔혹한 인권 실태를 알리고, 북한 독재 체제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인권 활동에 헌신해 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지지 성명은 전날 지명희 강제북송피해자연대 대표,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등 36개 탈북민 단체와 탈북민 2,700명의 반대 성명 하루 만에 나왔다. 전날 반대 성명에는 평양에서 태어난 이씨가 ‘김정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리정호의 딸이란 점을 언급하며, "북한에서 특권을 누리며 성장한 이씨는 피해자들 입장을 대변할 자격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이씨 가족이 2016년 미국으로 망명한 미국 국적인 점도 정부 고위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지 입장을 낸 단체들은 반대로 이씨가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알릴 적임자로 기대한다. "이씨의 임명은 단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고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발걸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북한에 있는 젊은 청년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는 가치 있는 일”이라면서 ”이씨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전 세계에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리고, 국제사회가 더욱 단결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인권대사는 이신화 전 대사가 7월 18일 2년 임기를 마친 뒤 현재까지 공석이다. 외교부는 새 인권대사로 탈북민 출신 이씨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다가 부친을 따라 중국 대련 소재 동북재경대학에서 학위을 받은 이씨는 2014년 탈북한 뒤 2016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지금은 매케인연구소에서 글로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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