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초속 36m 바람 불자
나무 부러지며 등산객 덮쳐
강릉·동해서도 피해 속출
강원 영동지역에 강풍특보가 발령된 23일 쓰러진 나무에 깔린 설악산 등산객이 숨지고 전신주와 전선이 끊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3일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22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강풍피해 66건이 접수됐다.
이날 오전 8시 41분쯤 속초시 설악동 내원암 인근 등산로에서 울산바위 방향으로 가던 등산객 3명이 강한 바람에 부러진 나무에 깔렸다. 당시 바람은 초속 36.8m에 달했다. 강풍주의보 발효 기준(순간 풍속 20m)을 크게 웃돈 돌풍이다. 강풍주의보는 풍속이 초속 14m 또는 순간풍속이 초속 20m를 넘을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통상 사람이 우산을 제대로 쓰기 어려울 정도다.
이 사고로 전남 순천에서 설악산을 찾은 A(66)씨가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함께 등산하던 B(64)씨와 C(56)씨는 다리와 어깨를 다쳐 병원치료를 받았다.
또 이날 오전 8시 47분쯤엔 강릉시 주문진읍의 한 도로에선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신주 전선을 건드리면서 1시간 10분 동안 일대 주택 및 상가 649곳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날 평창군 대관령면 유천리와 동해시 단봉동에서는 나무가 전신주를 덮치거나 대형 텐트가 강한 바람에 찢어져 날아간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태백과 강원 남부·중부·북부 산지에 내려졌던 강풍주의보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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