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인
"엄마"라 부르며 따랐던 후배 배우들이 함께 운구
"엄마 미안해, 가지 마."
27일 오전 11시쯤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배우 서효림은 운구차에 옮겨지는 관을 끌어안고 이렇게 통곡했다. 그가 평소 "엄마"라 불렀던 시어머니이자 배우 선배였던 고 김수미의 마지막 길에서였다. 김수미를 "엄마"처럼 따랐던 정준하와 윤정수 등 연예계 '양아들'들은 운구차로 고인의 관을 운구했다.
드라마와 예능, 영화를 넘나들며 '일용 엄니' 혹은 '욕쟁이 할머니'로 50년 넘게 감동과 웃음을 준 김수미의 발인식이 이날 열렸다.
지난 25일 별세한 고인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김수미와 MBC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 함께 출연한 이숙을 비롯해 김나운 등 후배 연기자들이 발인식에 함께했다. 고인을 위한 기도가 시작되자 방송인 장동민은 눈물을 쏟았다.
유족의 손에 들린 영정 사진에서 고인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목도리를 두르고 털장갑을 낀 모습이었다. 김수미가 출연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 포스터로 쓰인 사진이다. 김수미는 생전에 출연한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죽으면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가면서 웃을 수 있는 영정 사진을 찍고 싶다"며 "상여가 나갈 때 곡소리도 나기 마련인데 나는 춤을 추며 보내줬으면 좋겠다. '웃으면서 갔구나' 그렇게 보내주면 된다"고 말한 적 있다.
가족과 지인, 연예계 동료들의 배웅을 받은 고인은 장지인 경기 용인공원 아너스톤으로 향했다.
김수미는 25일 서울 서초구의 집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향년 75세로 숨을 거뒀다. 유족에 따르면,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다.
김수미는 1980~1990년대 큰 인기를 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을 22년 동안 맡아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앞서 그의 빈소엔 '전원일기'에서 함께한 김용건, 박은수를 비롯해 김영옥, 박원숙, 황신혜, 이병헌·이민정 부부, 염정아, 최지우, 조인성, 유재석, 신동엽, 박경림 등 동료들의 조문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원일기'에서 동고동락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