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인물] 이승종 새마을재단 대표이사
새마을운동은 ‘새 국가 이니셔티브’로 승화
25일 새마을국제포럼 청년세대 중심 개최
경북도 행안부 코이카 '새마을ODA' 한마음
중아공 스리랑카 코트디부아르 국가변혁 동참
개도국 빈곤극복 넘어 지구촌 상생 발전 목표
올해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6조2,629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상승했다.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원조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전환한 원동력을 꼽자면 새마을운동이 단연 선두에 설 것이다. 그 새마을운동도 시대에 따라 진화하고 있고, 새마을 종주도인 경북이 앞장서고 있다. 새마을 세계화운동의 견인차가 되고 있는 새마을재단 이승종(69) 대표를 지난 29일 구미 새마을운동테마공원에서 만났다.
-새마을국제포럼이 지난 25일 새마을운동테마공원에서 열렸다.
"새마을재단이 201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포럼의 올해 주제는 '새마을운동, 새로운 국가전략으로'다. 새마을 OD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을 단위의 운동을 넘어 국가정책으로 추진해야 하는 시대상을 반영했다. 포럼에서는 '새마을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과 새마을해외봉사를 경험한 청년들의 새마을토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코트디부아르 등 해외 7개국 새마을현장의 성과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공유한 '글로벌 컴피티션', 새마을운동을 자국에 적용하기 위한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유학생들의 '글로벌 청년토크' 등이 진행됐다."
-포럼에서 '새 국가 이니셔티브(New Nation Initiative)’를 주창하셨는데.
"국가변혁프로젝트인 새마을운동이 해외에서는 높은 관심을 받는 반면, 국내에서는 과거의 유물로 인식되고 있다. 새마을의 두 얼굴이다. 이는 새마을을 단순히 농촌빈곤퇴치운동으로 인식하는 오해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제 새마을은 국내외에서 마을단위사업을 넘어 국가 전체 번영을 위한 프로젝트로 확대해야 하고, 정부와 주민의 창의적 협력거버넌스로 추진돼야 한다. 또 식량해결 문제를 넘어 정보통신기술과 교육문화, 보건, 웰빙 등 총체적 행복을 지향해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국가 단위에서 추진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차원에서 '새 국가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게 됐다."
-새마을재단은 어떻게 ODA 사업을 펼치고 있나.
"새마을ODA사업의 목표는 몇 개 시범마을 사업의 성공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번영이다. 그런데도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새마을운동이 국가정책화된 나라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 새마을ODA사업도 한 국가의 시범마을을 넘어 지구촌의 시범국가 건설을 목표로 추구할 때다. 재단은 2022년부터 국가변혁의 촉매가 되는 새마을 전략마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과와 한계는.
"대표적 빈곤국가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투아데레 대통령이 새마을운동 전수를 경북도에 요청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경북을 직접 방문한 그는 대통령실에 '한-중아공 새마을위원회'를 설치했고, 경북도는 고위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초청 연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국민의 일'이라는 뜻의 '콰 티 코드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했던 스리랑카도 새마을운동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키로 했고, 코트디부아르도 자체 예산으로 새마을 국가변혁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나 개별단체가 단독으로 새마을 국가변혁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난 8월 29일 경북도와 행정안전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지구촌 12개 개도국에 새마을시범마을 조성을 위한 ‘새마을 ODA 협약’을 맺었다. 같은 맥락인가.
"국내 여러 기관에서 따로 새마을ODA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원국의 오해와 혼란이 있었는데 여러 기관이 손을 맞잡은 이번 협약은 의미가 남다르다. 새마을을 국가단위로 추진하기 위해 행정 지원체계가 구축된 수원국을 대상으로 각각 100개가 넘는 마을이 동참하고, 고위정책결정자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뜻깊다. 다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대통령의 의지가 높은데도 안전 문제로 대상 국가에 포함되지 못해 아쉽다."
-새마을재단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나.
"새마을재단과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주민 및 공무원 역량강화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코이카와 역할을 협의 중이며, 코이카 글로벌연수 및 공공협력 공모사업 등을 통해 K시그니처 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가장 보람 있었던 경험은 무엇인가.
"재단 업무를 맡으면서 해외 새마을 현장을 빠짐없이 다녔는데, 그때마다 '새마을을 통해 잘살게 됐다'는 말을 빠짐없이 들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명예추장으로도 대우해줬다. 그분들의 웃는 얼굴을 통해 우리가 받는 보상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무조정실이 2021년 실시한 ODA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ODA 인지도는 64.3%, 지지도는 76.1%다. 2011년 인지도는 51.5%, 지지도는 89%였다. 인지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지지도는 떨어지고 있다.
"이는 ODA 사업이 국민 경제와 연관이 없는 단순 퍼주기식 사업으로 인식하는 데 기인한다. 경제가 발전할 때에는 타 국가 지원에 동의하지만 불황일 때는 쉽게 찬성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ODA 사업에 대해 우호적인 청년들의 삶이 고단해지면서 이런 경향을 띠고 있다. 재단은 해외새마을봉사활동과 글로벌새마을청년지도자 등 청년들의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지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새마을재단의 미래 청사진은 무엇인가.
"재단은 새마을 국가변혁사업 추진을 위해 개도국과 국제기구, 국내 각급 기관, 민간기업과 협력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이 개발도상국 빈곤 극복을 넘어 지구촌 상생 발전을 위한 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다."
●약력 △서울대 문학사 △행정고시 22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한국행정학회 회장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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