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성 환자 1222명...여성의 5.7배
OECD 31개국 남녀 모두 백신 지원, 우린 여성만
남성 청소년 백신 국정과제지만 예산 부족에 지연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는 주로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10년 사이 HPV에 의한 남성 구인두암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 구인두암 환자는 2013년 611명에서 지난해 1,222명으로 두 배 늘었다. 지난해 여성 구인두암 환자는 216명이라 남성 환자가 5.7배 많았다.
얼굴 목 입안 후두 갑상선 침샘 등 뇌와 안구, 식도를 제외한 머리 쪽 악성종양을 두경부암이라 총칭하는데, 그중 구인두암은 입천장 뒤쪽 연구개와 목젖, 편도 등의 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두경부암 발생 원인은 흡연, 음주, HPV 감염인데, 특히 구인두암은 HPV가 70% 정도를 차지하는 중요한 발병 인자로 꼽힌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미국 영국 프랑스 칠레 폴란드 등 31개국은 남녀 모두에게 국가가 HPV 백신을 지원한다. 우리를 포함해 일본 멕시코 콜롬비아 등 6개국에서는 여성만 무료 백신을 맞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PV 백신 접종 시 자궁경부암과 구인두암을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남성 청소년 HPV 백신을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에 포함키로 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관련 질의에 "(예산이 부족해) 당장은 가능하지 않다"고 답변한 바 있다.
박희승 의원은 "OECD 국가 대부분이 시행하는 남녀 모두 HPV 백신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예산 부족을 핑계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HPV로 인한 남성 난임 확률 증가도 보고되고 있어 저출산 대책 차원에서라도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