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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 있는' 문지혁 "쓰고 싶다면...그냥, 지금, 무엇이든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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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 있는' 문지혁 "쓰고 싶다면...그냥, 지금, 무엇이든 쓰세요"

입력
2024.10.29 15:28
수정
2024.10.29 16:01
22면
0 0

작법서 '소설 쓰고 앉아 있네' 문지혁 작가
"'언제 어디서' 가리지 말고 무엇이든 써야"
"행복한 독자·고단한 작가 중에선 후자를"

소설가 문지혁이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의 책 '소설 쓰고 앉아 있네'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소설가 문지혁이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의 책 '소설 쓰고 앉아 있네'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매년 어김없이 돌아와도 독서율은 뚝뚝 떨어지기만 한다. 지난해 정부의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서 성인 독서율이 역대 최저치(43%)를 기록했으니,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안 읽는다는 뜻이다. 이상하게도 ‘쓰겠다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소설 작법서인 ‘소설 쓰고 앉아 있네’를 낸 문지혁(44) 작가는 최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읽는 사람은 줄어든다지만, 강의를 해보면 쓰고 싶어 하는 사람, 쓰려는 사람, 쓰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왜일까. 그는 “서로를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표현은 더 많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문학은 결국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작업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글쓰기의 전제가 되어야겠죠.”

“글 쓰기 좋은 날은 없다...그냥 써라”

소설가 문지혁이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소설가 문지혁이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여러 권의 소설책을 냈고,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며 이제는 자신을 ‘소설 쓰는 문지혁’이라고 소개하는 문 작가 역시 누구보다 '쓰고 싶었던' 사람이다. 그는 만 29세까지 수많은 신춘문예와 신인 문학상에 응모했으나 당선되지 않았다. 그는 “이러다가는 영원히 등단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그때까지 쓴 모든 소설을 10여 군데의 출판사에 투고한 끝에 가까스로 데뷔했다.

문 작가는 ‘소설 쓰고 앉아 있네’에서 이처럼 꾸준히 소설을 쓸 수 있었던 비법을 알려준다. 그건 ‘그냥 쓰기’다. 그는 “너무 염려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냥 (글쓰기를) 시작하면 된다”면서 “운동하러 가기까지는 어렵지만 막상 가면 운동을 하게 되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 역시 첫 아이가 태어난 직후 산후조리원 화장실에서도, 코로나19가 폐렴으로 번졌을 때도, ‘언제 어디서’를 가리지 않고 썼다.

책 제목인 ‘소설 쓰고 앉아 있네’라는 말은 모욕으로 통하지만, 이는 소설 쓰기의 요체이기도 하다. “여러분에게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과 앉을 만한 공간이 있다면 오늘 당장, 지금 여기서 용기를 내 앉아서 무엇이든 써보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늘 당장 무엇이라도 써보길”

책 '소설 쓰고 앉아 있네'를 쓴 소설가 문지혁이 30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책 '소설 쓰고 앉아 있네'를 쓴 소설가 문지혁이 30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수많은 작법서를 읽으며 “한 권으로 해결되는 입문서 같은 책은 없을까”를 고민한 끝에 이번 책을 냈다는 문 작가다. 그는 “지금 내게 쓴다는 일은 산다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행복한 독자로 남는 일과 고단한 작가가 되는 일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여전히 후자를 선택하겠다”고. 그는 “자신을 계속해서 탐구하며 구체성 속의 보편성을 구하는 일, 그것이 제가 그나마 잘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그나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소설 쓰고 앉아 있고 싶은' 이들에게 큰 이정표가 됐다고 문 작가는 말했다. “머지않아 곧 열기는 가라앉고 빛은 사라지겠지만, 쓰는 이들은 그 섬광과 온기를 기억하며 계속 쓰게 되겠지요.”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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