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수출엔 "기저효과 따른 조정"
상품소비, 건설기성 감소에 내수 지체
설비투자 증가세, 금리 인하 여파 기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출과 관련해 최근 증가세 둔화에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평가와 달리 미약한 소비, 건설투자 부진 등 내수를 두곤 아직 우려하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KDI는 6일 발표한 '경제동향 11월호'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출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며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내수에 대해 반년째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올해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을 강조하는 기획재정부와 결이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출이 주춤하며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1% 성장에 그쳤지만 KDI는 다소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봤다. 지난달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4.6%)은 전월(7.5%)보다 낮아졌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이 -4.4%에서 4.9%로 큰 폭 증가 전환된 데 따른 기저효과란 설명이다. 재고율 하락, 연평균을 상회하는 평균가동률,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수출가격 등을 근거로 제조업 회복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내수는 상품소비 감소세와 건설투자 위축에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9월 소매판매(-2.2%)는 음식료품·의복·화장품 등 대부분 품목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전월(-1.3%)보다 내림폭을 키웠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최장기간 감소하고 있다. 건설기성은 건축 부문 영향에 5개월 연속 감소 중인데, 수주는 늘고 있지만 지표에 반영되기까진 시차가 있어 당분간 부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설비투자 증가세와 관련해 "수출 호조세 영향이 내수 경기에 점차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반도체 투자 급증에 7월(18.1%), 8월(7.5%)에 이어 9월(6.1%)에도 비교적 큰 폭 뛴 덕이다. 취약계층 부채 상환 부담은 아직 크나 내수 회복 선결 요건으로 KDI가 지속 강조해 온 금리 인하가 단행돼 향후 개선이 기대되는 측면도 있다.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회복을 얘기하긴 이른 단계지만 금리인하가 더 진행되면 내수도 나아질 것"이라 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