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민주당 의원실에 서면 답변
김 원장 "식사 뒤 환담 때 나눈 사견"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이 지난달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국책연구기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국회해산권은 독재정권의 상징이었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 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13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원장은 ‘통일부-경제·인문사회연구회 업무협약식 및 간담회’가 열린 지난달 16일 오찬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이 맨날 싸움박질만 한다"며 "대통령이 국회해산권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조 의원은 김 원장이 지난 국정감사 기간 중 해당 발언에 대한 서면 질의에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국책연구기관으로, 김 원장은 지난해 7월 부임했다.
김 원장은 해당 발언 여부를 묻는 질의에 "식사 뒤 환담 중 말한 사견이었으며, 이 견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주장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국회해산권에 관한 발언은 일반적 헌정 질서에 관한 평소 생각으로, 우리나라도 1960년 제2공화국 헌법에서부터 정부 불신임권과 국회해산권이 규정돼 있다"며 "국회가 대통령 탄핵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국회해산권을 가지는 것이 견제 균형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본보와 통화에서도 "의원실에 한 설명 외 추가할 내용은 없다"며 입장을 고수했다.
조 의원은 "유신헌법을 떠올리게 하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장이) 유신헌법에서 비롯된 국회해산권이 독재정권에서 어떻게 악용되었는지 유래를 모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식적인 오찬 장소에서 저런 발언을 한 것은 공직자로서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통일부는 "통일연구원장의 사견이기에 전할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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