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미완' 상태인데도 성과로 자평
이기일 1차관 "의료계 끝까지 설득"
공회전 연금개혁 관련 "뭐든지 하겠다"
보건복지부가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의 주요 성과로 의료개혁과 연금개혁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의료·연금개혁 모두 미완인 것을 의식한 듯 "현 (의정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설득하고, 연금개혁이 이행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보건복지 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의료개혁 △연금개혁 △저출생 총력 대응 △두터운 약자 복지 △바이오·디지털헬스 산업 육성을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복지부는 의료개혁을 위해 올해 2월 의대 정원 확대, 8월 1차 실행 방안을 내놓고 인력 확충,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및 지역 의료 재건, 필수의료 보상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의 4대 과제를 추진 중이다. 27년 만에 의대 모집 인원 1,509명 확대, 분만·소아·중증·응급 진료 등 필수의료에 1조2,000억 원 투입, 상급종합병원 47개 중 31개 구조 전환 참여 등이 현재까지 진행 상황이다. 연말까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실손보험 구조개혁 등을 담은 2차 실행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의대생 집단 이탈로 인한 의정 갈등이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 공백을 건강보험 재정과 정부 예비비로 틀어막는 비상진료체계도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배출될 신규 의사도 예년의 10분의 1, 전문의는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다. 이 차관은 "전공의 미복귀 등을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설득하고, 국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연금개혁은 지난 9월 2003년 이후 21년 만의 정부 단일안을 내놓은 상태에서 멈춰 섰다. 보험료율 13%에 소득대체율 42%,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 가입자 수와 기대여명에 따라 연금 인상액을 조절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검토 등이 정부안의 핵심이다.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세대 간 형평성을 감안했다는 복지부 취지와 달리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세대 간 갈등 유발과 노후 소득 축소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를 넘기면 선거가 줄줄이 이어져 연금개혁은 더 어려워지는데, 국회에서는 정부안이 나온 지 2개월이 넘도록 한 차례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금개혁은 국민연금법, 기초연금법 등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이 차관은 "국회 논의에 충실하게 참석하고 여야가 도출한 결과를 수용하고 존중하겠다"며 "정부는 연금개혁이 된다고 하면 무슨 일이라도 다 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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