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협의체 상생안 도출
7월 협의체 출범 후 넉 달 만
2025년 초부터 수수료 인하 시행
자영업자 단체 2곳 반발 ‘불씨’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1, 2위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현재 음식값의 9.8%를 받는 수수료를 매출에 따라 2.0~7.8%까지 낮추기로 했다. 배달앱 사업자와 음식점주, 정부 등이 참여한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상생안을 최종 발표했다. 배달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문제 제기 이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7월 첫발을 내디딘 이후 넉 달의 논의 끝에 최종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다만 상생협의체에 참가한 자영업자 단체 일부가 "수수료를 내리는 대신 배달비를 올리는 조삼모사 상생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터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점주들은 수수료 9.8%와 배달비 1,900~2,900원을 부담하고 있다. 이날 12차 회의에서 배민은 배달 매출에 따라 3개 구간으로 나눠 2.0~7.8%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최종안(案)으로 냈다. 이 안에 따르면 매출 상위 35% 점주는 수수료 7.8%와 배달비 2,400~3,400원을 내야 한다. 이어 △상위 35~80%는 수수료 6.8%(배달비 2,100~3,100원) △하위 20% 2.0%(배달비 1,900~2,900원)가 적용되는 식이다. 이에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넉 달 만에 플랫폼 업계의 단일안이 만들어졌다.
문제는 입점업체였다. 입점업체 단체 네 곳 중 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외식산업협회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상위 0~50% 점주들은 수수료가 내려가는 대신 배달비가 오르면서 점주 부담이 달라지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참석자는 "평균 배달 음식값인 2만5,000원을 기준으로 총 부담하는 금액이 별반 차이가 없다"며 "플랫폼이 손해보는 부분이 없는데 어떻게 상생이냐"고 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시장상인연합회는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외식산업협회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가운데 플랫폼 단일안을 상생안으로 최종 채택한 것이다.
상생협의체 위원장인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만장일치 찬성이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상생이 늦어질수록 소상공인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일부 반대 의견에도 (배민이 제출한) 수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내부 시스템 정비 작업 등을 거쳐 내년 초부터 수수료 체계 개편을 즉각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상생안 도출과 별개로 두 플랫폼의 최혜 대우 요구 의혹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외식산업협회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두 단체에는 모두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치킨·피자 등 음식점주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찬성 입장을 밝힌 소상공인연합회·시장상인연합회는 배달 매출이 없거나 비중이 적은 전통시장 상인이나 비(非)음식점주가 많다"며 "가장 중요한 당사자를 빼고 자기들끼리 합의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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