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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돈’ 된 기후변화 연구비... 윤 정부 R&D 삭감에 연구 중단 5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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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돈’ 된 기후변화 연구비... 윤 정부 R&D 삭감에 연구 중단 5배 폭증

입력
2024.11.17 17:00
수정
2024.11.17 17: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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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처 "중장기 관점에서 계획 수립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 정부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기후변화대응 R&D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중단된 기후변화대응 R&D 사업은 지난해보다 5배가량 더 많았는데, 절반 이상이 '연구비 삭감' 탓이었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발간한 '기후변화대응 R&D 사업평가' 분석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대응 R&D 예산은 올해 2조3,379억 원으로 지난해 2조5,998억 원보다 10.1% 감소했다. 정부의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은 크게 세 가지 전략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혁신생태계 조성'(22.8%) 분야의 삭감 폭이 가장 컸고, '기후변화 적응' 21.6%, '온실가스 감축' 5.5% 순으로 예산이 줄었다. 혁신생태계 조성 분야는 기후기술 산업 활성화와 국민 체감 향상을 목표로 한다. 기후기술 규제를 발굴·개선하고 매년 160명 이상의 기후기술 융합인력을 양성하는 과제가 포함돼 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실제로 올해 중단된 연구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7월 기준 사업이 중단된 과제는 총 24개로 지난해 중단된 과제 5개보다 4.8배 더 많았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중단된 과제가 52개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중단된 과제는 전체의 46.1%에 이른다. 연도별로는 2020년 4개, 2021년 13개, 2022년 6개, 2023년 5개의 연구가 중도에 멈췄다. 올해 중단된 과제는 7월 집계 기준인 만큼 연말에는 더 많을 수 있다.

중단 사유를 보더라도 '연구비 삭감'이 14개(58.2%)로 가장 많았다. 올해를 제외하면 지난 5년간 연구비 삭감으로 연구가 중단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사업별로는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10개 △중소기업 넷제로(Net-Zero) 기술혁신개발 2개 △중소기업 탄소중립선도모델 개발 1개 △그린뉴딜유망기업100(R&D) 사업 1개가 예산 삭감 탓에 연구자가 수행을 포기했다. 이 밖에 중단 사유는 연구자 수행 포기 중 '기타 사유' 3개(12.5%), 연구계획 미흡과 연구지침 위반이 각각 2개(8.3%) 등이었다.

문제는 R&D 사업이 중단되면서 '헛돈' 쓴 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 5년간 기후변화대응 R&D 사업 중 중단 시점까지 지급된 연구비는 총 1,220억 원으로 전체의 34.0%였다. 올해 예산 감소로 인해 중단된 과제에는 65억 원이 지급됐다. R&D 과제가 목표를 달성 못 할 수도 있고, 실패를 용인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지만, 예산 삭감 같은 불필요한 이유로 중단되는 건 피해야 한다는 게 예정처의 시각이다.

예정처는 "예산 삭감으로 연구과제를 중단하는 건 효과성 측면에서도 적절치 못하다"며 "정부는 기후기술에 대한 중장기 관점에서 R&D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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