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인지 후 보고하지 않은 혐의
본점, 회장·은행장 사무실 등 압수수색
손태승 전 회장도 이미 피의자로 전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불법 대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현 경영진을 정조준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조병규 현 우리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데 이어 우리금융그룹 최고위 경영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부당대출 의혹뿐 아니라 현 경영진의 사후 처리 과정까지 들여다볼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김수홍)는 1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전날 입건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이 불법적으로 이뤄진 과정을 취임 후에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다만, 임 회장은 이날 현재까지 참고인 신분이다.
불법 대출에 연루된 전직 임원들이 차례로 재판에 넘겨지는 등 본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성씨는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재직 중 4회에 걸쳐 약 154억 원의 불법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씨와 임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이 각각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혹의 당사자인 손 전 회장 역시 지난달 압수수색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손 전 회장은 출국금지 상태로, 아직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조만간 조 행장과 손 전 회장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감사를 통해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616억 원의 대출을 실행했고 이 중 350억 원이 부당대출로 의심된다며 올해 8월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엔 손 전 회장의 자택과 우리은행 전·현직 관계자 사무실 및 주거지 등을, 8월에는 우리은행 본점 여신감리부서, 구로구 신도림금융센터,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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