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탐사 등이 녹취록 근거로 의혹 제기
출정 기록 확인 후 '접촉 없었다' 판단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에게 허위 증언 연습을 시킨 의혹으로 고발당한 현직 차장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2부(부장 송창진)는 전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모해위증교사 등 혐의로 고발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를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했다.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던 김 차장검사는 당시 장씨와 사적 관계를 맺으면서 장씨를 회유해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올해 5월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앞서 인터넷매체 '뉴탐사'와 '미디어워치'는 올해 5월 6일 장씨가 지인과 2020년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근거로, 김 차장검사가 국정농단 특검 파견 당시 장씨에게 구형량을 알려주며 회유해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장씨가 김 차장검사와 친밀한 관계라고 자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서 장씨는 최씨의 각종 비리와 삼성그룹 연루 의혹 등에 대해 검찰 및 특검팀에 소상히 진술했고, 이후 각종 청문회와 재판에서도 증언했다.
김 차장검사는 보도 직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보도된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장씨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며 "21년 검사 인생을 모두 걸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록과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확인하면 명확히 확인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김 차장검사는 장씨가 자신에게 보낸 카카오톡 사과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김 차장검사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장씨는 "뒤에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너무 큰 거짓과 너무 나쁜 말을 지어냈다"며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사건을 검토한 공수처는 여러 증거를 토대로 허위 증언 연습은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렸다. 먼저 공수처는 장씨가 수감돼 있던 서울구치소의 출정(법원 등에 출석하기 위해 외부로 나가는 것) 기록을 파악해, 김 차장검사와 장씨의 물리적 접촉이 어려웠던 상황을 확인했다. 두 사람이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점인 2017년 12월 6일부터 11일까지 장씨의 출정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 주된 근거다.
공수처는 당사자인 장씨에게서도 해당 의혹을 부인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외 거주 중인 장씨는 올해 6월 참고인 신분으로 공수처에 출석해 "검사가 증언 연습을 시킨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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