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글로벌 증시 호조세 영향
대외금융자산 증가폭 역대 두 번째
단기외채 등 건전성 지표 다소 악화
"외국인 투자 늘어난 탓, 건전성 양호"
3분기(7~9월)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잔액이 1조 달러(약 1,389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해외 투자액 총합인 대외금융자산은 역대 두 번째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일 한국은행은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잠정 편제 결과를 내고, 3분기 말 순대외금융자산이 2분기 대비 1,194억 달러 증가한 9,778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 연속 증가세로, 이번 증가폭은 2021년 3분기 1,212억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이 국내 투자한 금액)를 뺀 값이다.
대외금융자산은 2020년 4분기(+1,505억 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불어난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결과다. 3분기 말 대외금융자산은 1,183억 달러 늘어난 2조5,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가 646억 달러 증가하며 1조 달러에 가까워진 것(9,969억 달러)이 대외금융자산 증식을 주도했다. 해외 증권투자 증가 규모도 2020년 4분기(+761억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해외 증권투자는 투자액 자체(거래요인)도 263억 달러 늘었지만, 해외 증시 호조세와 달러 약세 등 비거래 요인(+383억 달러)이 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박성곤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 증시 랠리(상승세) 지속과 유럽 증시 반등뿐만 아니라, 3분기 미국 경기침체 우려 속 빅컷(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하)으로 금리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외국채 금리가 하락세(외국채 가격 상승)를 보였다"고 비거래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반해, 대외금융부채는 한 분기 동안 11억 달러 감소한 1조5,357억 달러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가 금리인하(채권 가격 상승)를 기대하며 국내 채권을 266억 달러어치 더 사들였지만, 국내 주식을 그보다 많은 533억 달러어치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7.3% 하락하는 등 비거래요인(-483억 달러) 영향이 컸다. 박 팀장은 "그 결과 통계 편제 이후 처음 증권투자 자산이 부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국가 건전성 지표인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각각 22.6%, 37.8%로 3분기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외채 증가폭이 2011년 1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컸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박 팀장은 그러나 "단기외채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로 인해 늘어난 것"이라며 외환위기와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단기외채 비중과 비율 수치도 직전 3개 연도 평균(각각 26.1%, 38.4%)보다 낮다"며 "현재 한국의 외채 건전성은 양호하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장·단기 외채가 모두 증가하면서 전체 대외채무 규모는 444억 달러 증가하고 외채 건전성 지표도 다소 악화했으나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은행의 외채 상환능력인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3분기 말 156.2%로 규제비율 80%를 크게 웃돈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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