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무디스 브리핑
부동산 PF 위험액 대부분이 2금융권에
내년 상반기 중소형 금융사 부담 커질 듯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제2금융권에서 15%가량의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시장이 감내 가능한 범위 안에서 PF 구조조정이 진행되긴 하겠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19일 공동 주최한 '한국 금융기관 및 비금융 기업 신용 전망'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2금융권의 부동산 PF 관련 위험도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위지원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전 금융업권 부동산 PF 익스포저(노출액) 217조 원 중 약 10%가 구조조정 대상인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되는데, 대부분인 20조 원이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증권사, 여전업권에 몰려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실우려'에 해당하는 자산의 12.3%와 '유의이하'의 17.9%는 상호금융에 몰려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이 '질서 있는 연착륙' 추진을 위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대상을 확대하면서 부실로 판단되는 브릿지론 규모는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기존 양호·보통으로 평가되던 사업장의 20~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보유 브릿지론 중 '1년 후 유의이하' 비율은 저축은행이 기존 42%에서 54%로 12%포인트 늘어나고, 증권사(32→45%), 캐피털(20→36%) 등도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브릿지론에 대한 손실 인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부실채권 정리 단계로 넘어가는 만큼 중소형 금융사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위 실장은 "대형사는 충전이익(충당금 적립 전 이익)의 5%가량만 추가 충당금으로 쌓아도 되겠지만, 중소형사는 20% 수준의 추가 충당금 부담을 해야 할 것"이라며 "부동산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가진 중소형 증권사나 A급 이하 캐피털사가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은 부동산 PF로 수익을 올리던 2금융권은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PF나 개인대출 취급을 줄이고 이를 대체할 수익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증권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브릿지론 부실화는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지만, 추후 본PF 만기가 도래하면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위 실장은 "부동산 PF 구조조정 문제가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손실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인 대응력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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