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6개팀 홍백가합전 출연에
日기성세대 "일본 축제에 또 한국 천지"
잘파세대 "시대착오적 아저씨들" 반박
한국 K팝 걸그룹 '아일릿'을 두고 일본에서 세대 간 갈등이 벌어졌다. 일본 최대 연말 가요제인 'NHK 홍백가합전'에 올해 데뷔한 아일릿이 출연하기로 결정되자 기성세대는 "아일릿이 대체 누구인데 나오느냐"며 불만을 드러낸 반면, 10·20대는 "시대에 뒤떨어진 아저씨들 얘기는 안 들어도 된다"고 맞선 것이다.
1일 일본 엑스(X)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등에서는 '아일릿 홍백'이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방송 예정인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하게 된 아일릿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홍백가합전 출연진 명단에는 아일릿과 트와이스, 르세라핌 등 한국 K팝 아이돌 그룹 6개 팀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출연진(41개 팀)의 7분의 1에 해당한다.
그러자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본 축제에 K팝 가수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나" "올해도 K팝 천지, 안 보겠다" 등 이의를 제기하는 글이 쏟아졌다. X에선 한때 '혐한 홍백'이 인기 검색어에도 올랐다. 1960년대 시청률 80%를 넘으며 일본을 상징하는 TV 프로그램이 된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가 많이 출연하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비난은 아일릿의 첫 출연에 집중됐다. 지난 3월 '마그네틱'으로 데뷔한 지 8개월밖에 안 된 신인 그룹이라는 점을 들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가수가 홍백(가합전)에 나오는 게 맞느냐"라는 성토였다.
그러나 K팝을 즐기는 일본 10·20대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기성세대에만 생소할 뿐, 이른바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 이후 출생·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K팝 아이돌 중 하나가 아일릿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SNS에 "아일릿 인기도 모르고 무작정 비판하는 것 자체가 아저씨 인증"이라거나 "한국 가수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아일릿 출연을 옹호하고 있다.
한국인 가수 출연 비난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음악평론가 히라가 데쓰오는 최근 X에 "동방신기, 보아, 계은숙, 조용필 등 이미 한국 가수가 많이 나왔다"며 "홍백가합전은 일본인만 나오는 무대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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