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하게 정치화... 공정한 재판 권리 침해"
법원 밖에선 용의자 지지하는 시위 열리기도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루이지 만조니(26)가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TY) 등 외신에 따르면 만조니는 이날 뉴욕주 대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참석해 자신에게 적용된 살인 및 테러 혐의와 관련해 '무죄'라는 입장을 밝혔다. 만조니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연방 검찰과 주 검찰 간에 벌어진 이 사건 관할권 싸움을 지적하며 "대립 중인 두 사법 기관 사이에서 한 젊은이(만조니)가 인간 탁구공처럼 취급받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만조니에 대한 체포 작전이 "완전히 정치적이었으며 불필요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송 과정에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직접 무장한 경찰 등과 함께 나타난 데다 만조니를 일부러 카메라 앞으로 지나가게 하는 등 사건을 과도하게 정치화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만조니는 현재 1급 살인 및 2급 살인, 무기소지 등 총 11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주 검찰은 공소장에서 그의 범죄가 "테러 행위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자 "민간인을 위협하거나 강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 날짜는 내년 2월 21일이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만조니는 사형 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일부 시민은 법원 밖에서 만조니를 지지하는 시위를 열고 "이익보다 사람"이라며 "루이지를 풀어달라"고 외쳤다. 이 사건으로 미국 의료 시스템과 보험 산업에 대해 억눌려 있던 분노가 쏟아지면서 만조니는 미국 내에서 일종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교 수석 졸업생이자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생인 그는 한 온라인 게시글에서 가족과 자신이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스러워할 때 보험사가 이를 외면했다고 표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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