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10개 내외의 기구들 폐지"
올해 대남기구 사실상 전부 폐지
미국 담당 김은철 부상, 처음 수록
북한이 지난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대남기구를 사실상 전부 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24일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북한 기관별 인명록' 책자를 발간하며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 책자들은 통일부가 매년 연말마다 발간하며 북한 공식 매체 보도 위주로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된 인사·조직 변화가 반영된다.
특히 올해 책자에서는 대남기구 역할을 하던 곳들이 대부분 삭제됐다. 주요 대남기구는 △민족화해협의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민족경제협력국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등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10개 내외의 기구가 폐지됐다"며 공식적으로 폐지됐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1년 가까이 보도가 나오지 않는 대남기구들은 폐지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당 전원회의와 올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에 대해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를 선언하며 헌법에서 통일·민족 개념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북한은 남북을 잇는 상징물인 경의선·동해선 육로를 폭파하는 등 단절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통일부는 현재 대남 성격을 가진 조직은 과거 당 통일전선부 산하 민간 대외활동 단체로 설치된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아태위)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아태위는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간 교류를 추진하다가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남북 관계 전반에서 비중 있는 사업을 맡은 조직이다. 남북 간 사회문화 분야에서 민간 활동을 벌이기도 했으며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이 2018년 11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단을 이끌고 경기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동안 대남 정책·선전을 총괄하던 기존 통일전선부도 명칭을 변경하고 역할이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전선부는 '당 10국'으로 변경돼 통일부 발간 책자에도 변경된 이름으로 수록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태위를 대남기구로 볼 수도 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외교도 맡고 있기 때문에 일단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주요 인물정보'에는 미국을 담당하는 김은철 외무성 부상이 새롭게 수록됐다. 통일부는 내년 1월 들어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련해 김 부상과 지난 5월 신설된 북한 외무성 대외정책실의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김주애'로 알려진 김정은 총비서의 딸은 아직 주요 인물정보에 수록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북한 매체에서 김주애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호명된 적이 없어서 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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