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취업률 전년보다 1.7%p 하락
"민간·공공 채용 규모 모두 감소 영향"
의약계열 가장 높고 인문계열 최하
채용 시장에 불어닥친 찬바람 탓에 4년제 일반대와 전문대, 교육대를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상승하던 대졸자 취업률이 3년 만에 꺾인 것이다. 민간 기업은 물론 공무원과 교사 직군도 예년보다 덜 뽑으면서 20대가 그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같은 현실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6일 발표한 '2023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에 담겼다. 2022년 8월과 2023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한 64만6,062명의 취업 현황을 2023년 말 기준으로 분석했다.
'채용 한파'로 취업률이 가장 크게 꺾인 건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이다. 이 대학 졸업자들의 지난해 취업률은 64.6%로 한 해 전과 비교해 1.7%포인트 떨어졌다. 또, 전문대학 졸업자도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72.4%였다. 일반대와 전문대 모두 취업률이 전년보다 떨어진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성별에 따른 취업률 격차는 여전했다. 일반대, 전문대, 교대 등의 지난해 남성 취업률은 70.0%, 여성 취업률은 67.0%로 3.0%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는 2022년과 같은 수준의 격차다. 그보다 앞선 2021년에는 남성이 69.5%, 여성은 66.1%로 3.4%포인트 차이가 났었다.
또,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수도권 대학 취업률은 69.9%, 비수도권 67.4%로 2.5%포인트 차이가 났다. 다만 2022년의 수도권(71.2%)과 비수도권(68.5%) 격차(2.7%포인트)보다는 조금 줄었다.
대졸 청년들이 구직 시장에서 애먹은 건 채용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공채와 국가∙지방 공무원 채용 규모가 최근 들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768곳을 대상으로 2023년 채용 현황을 조사해보니 그해 대졸 취업자를 한 명이라도 뽑은 대기업 비율은 73.3%였다. 한 해 전과 비교해 13.9%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또, 2023년 국가 공무원 공채 선발 인원은 6,396명으로 2022년(6,819명)과 비교해 6.2%(423명) 줄었다. 일자리의 질이 악화하면서 좋은 일자리를 기다리며 취업을 미루는 청년층이 늘어난 것도 취업률이 낮아진 배경이다.
과거에는 '입학=취업'이라고 여겨졌던 교대 졸업생의 취업률도 2년 연속 떨어졌다. 2021년 62.5%였던 취업률이 2022년 61.0%로 하락한 데 이어 2023년에는 59.5%로 더 낮아졌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수가 점점 줄면서 신규 임용 규모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공에 따라 취업률에도 차이가 컸다. 의약계열 취업률이 82.1%로 가장 높았고, 공학계열은 71.9%로 평균 취업률(70.3%)을 조금 웃돌았다. 반면 △교육계열(69.5%) △사회계열(69.4%) △예체능계열(67.2%) △자연계열(66.5%) △인문계열(61.5%)은 모두 평균치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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