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그라비티 등 중국 내 서비스 권리 확보
중국, 5년 만에 최다 판호 발급
한국 게임사 진출도 가속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판호를 획득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리버스'. 그라비티 제공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 넵튠 제공
중국이 2024년 말 한국 게임 3종의 중국 내 서비스를 허가하는 '외자판호'를 발급하면서 지난해 최소 10종이 중국 진출을 확정했다. 중국 정부가 2019년 이후로 가장 많은 게임 유통을 허가하면서 추가 진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검은 신화: 오공' 등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중국 게임이 나타나면서 게임 시장에 대한 태도가 바뀐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게임 유통권인 판호를 발급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해 12월 24일 한국 게임 3개를 비롯해 총 13개 해외 게임의 자국 내 수입을 허가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카카오게임즈 계열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 PC판,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리버스'가 주인공이다. 이들 게임 모두 국내외에서 성과를 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라그나로크: 리버스'는 지난해 10월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서 출시 초반 흥행하며 현지화의 성과를 거뒀다.
중국 정부는 통상 외자판호를 2개월에 한 번씩 발급하는데 한국 게임은 지난해 2월·6월·10월에도 판호를 받았다. 이 중 2월에 판호를 얻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시장에서 5월에 출시, 4개월 동안 약 8억2,000만 달러 매출을 올리는 '대박'을 터트렸다. 6월에 판호를 획득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PC판도 10월 중국 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밖에도 10월에 판호를 받은 엔씨소프트 '리니지2M'과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정신적 아편" 평가에도 시장 성장하자 관대해진 중국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넥슨 제공
국내외 게임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게임 시장에 대한 태도가 최근 바뀌고 있다고 본다. 증거는 판호 발급 숫자다. 2024년 기준 자국 게임 1,306개, 해외 게임 110개 등 총 1,416개에 서비스 권한을 줬다. 직전 연도 대비 31.7% 늘었고 2019년(1,570개) 이후 가장 많다. ①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모바일' ②슈퍼셀 '스쿼드 버스터즈' ③넷이즈와 마블의 합작품 '마블 라이벌즈' 같은 굵직한 해외 게임들이 판호를 받고 서비스하거나 준비 중이다.
2021년만 해도 중국 정부는 관영언론을 동원해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 부르며 한동안 판호를 발급하지 않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엔 전반적으로 중국 경기가 부진하자 새로운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게임 시장을 눈여겨보면서 해외 게임에 대해서도 관대해졌다. 중국 자체 개발 게임의 품질이 올라왔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지난해 서구에서 호평이 쏟아지며 '올해의 게임' 후보까지 다툰 중국 게임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은 서유기를 소재로 한 게임이라는 이유로 "중국 문화의 매력을 반영했다"는 당국의 호평까지 끌어냈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는 '오공'의 성공이 고가의 '트리플A(고품질)' 게임 소비시장으로서 중국의 구매력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던파 모바일'처럼 한국 게임도 중국 진출로 성과를 낼 여지가 충분하다는 신호다. 강석오·고준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승리의 여신: 니케' 같은 사례를 보면 상대적으로 나중에 출시된 게임도 유통사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빨리 판호 발급이 가능해 보인다"면서 게임의 완성도에 집중하면 중국 진출 가능성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