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전기 SUV '엘레트라S' 시승기
쭉 빠진 외관·트렁크·뒷좌석 여유 넘쳐
한 번 충전 463㎞, 출력 600마력 이상
국내 가격 1억 7,900만 원부터
![로터스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엘레트라S'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로터스 제공](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1/12/d8894124-bf1c-4772-b037-6cbf8ff618d1.jpg)
로터스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엘레트라S'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로터스 제공
전기차는 처음, 이렇게 큰 차도 처음이었다. 그래, 조금 더 솔직해지자. 엘레트라S, 내 평생 너처럼 남들 시선을 끄는 차도 처음이었다. 새해를 며칠 앞둔 2024년 12월 말 서울 강남구 로터스 플래그십 전시장에서 맞닥뜨린 엘레트라S는 시승을 준비하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가는 곳마다 시선 집중을 각오하세요. 76년 역사의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가 선보인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날렵한 외모, 트렁크엔 골프백 4개 가뿐히
![로터스 엘레트라S 측면. 전장(길이)이 5,100mm가 넘는다. SUV인데도 천장은 낮아 로터스가 스포츠카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조아름 기자](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1/12/e36561ca-50c4-45fd-9129-14eed513abac.jpg)
로터스 엘레트라S 측면. 전장(길이)이 5,100mm가 넘는다. SUV인데도 천장은 낮아 로터스가 스포츠카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조아름 기자
외모 체크. 큰 덩치가 압도한다. 전장(길이)이 5,105mm. 평소 크다고 생각했던 현대차 1세대 팰리세이드(4,995mm)나 포르쉐 카이엔 쿠페(4,930mm)보다 길다. 생김새만 얼핏 보면 여러모로 람보르기니 우루스(5,123mm)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높이 1,640mm,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으로 지상고를 최대 25mm까지 낮출 수 있다. 순식간에 내려간다. 분명 SUV인데 천장이 낮고 앞으로 쭉 빠진 날렵한 외모가 외친다. '잊지 마, 나 스포츠카 브랜드야!'
습관적으로 트렁크를 먼저 본다. 평소 짐을 많이 싣는 편이다. '하이퍼카(초고성능차)'에 '실용성'이란 기준을 갖다 붙이는 게 맞나 싶지만 그래도 따져야 한다. 트렁크 용량은 688리터(L)다. 높이 약 130㎝ 정도 되는 골프백 4개 정도는 뒷좌석을 접지 않고도 가뿐히 실을 수 있겠다. 부피가 만만치 않은 캠핑 장비를 실을 때도 트렁크가 좁아서 힘들다는 말은 웬만하면 못 할 것 같다.
앞뒤 바퀴축 사이 간격을 뜻하는 휠베이스가 3,019mm에 달하는 만큼 뒷좌석도 여유가 넘친다.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고도 앞좌석까지 주먹 4개는 거뜬히 들어갈 정도다.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 대목이다. 보닛부터 측면 펜더, 후면까지 공기까지 흘려보내는 구멍들이 곳곳에 뚫려 있다.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내믹)에 대한 로터스의 진정성이 묻어있다.
직관적 실내 장치, 영국 KEF 스피커도 자랑
![엘레트라S 내부. 빳빳한 가죽 시트에 금속 소재 장치 등 고급 자재를 쏟아부은 느낌이다. 로터스 제공](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1/12/d8ff59fb-9741-4abf-8330-fe2341ceb8c0.jpg)
엘레트라S 내부. 빳빳한 가죽 시트에 금속 소재 장치 등 고급 자재를 쏟아부은 느낌이다. 로터스 제공
![큼직한 센터 디스플레이. 웬만한 기능을 다 조작할 수 있다. 로터스 제공](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1/12/741d2749-4b68-45ed-a385-cc79649f4d89.jpg)
큼직한 센터 디스플레이. 웬만한 기능을 다 조작할 수 있다. 로터스 제공
달려보자. 힘을 조금만 줘도 차 문이 부드럽게 닫히는 '소프트 도어 클로징'의 도움으로 운전대 앞에 착석. 서울에서 경기 파주시까지 왕복 100㎞를 내달렸다. 질주 본능이 자연스럽게 깨어난다. 엘레트라S의 최고 속도는 258㎞, 한 번 충전으로 463㎞를 갈 수 있다. 출력은 612마력에 달한다.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이 4.5초에 불과하다.
평소 뒷좌석에 아이를 태우는 일이 많아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하는 편이다. 기능 조작이 직관적이고 단순해야 한다. 15.1인치 HD OLED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웬만한 기능을 다 조작할 수 있다. 뒷좌석 역시 HD 터치스크린을 통해 온도 설정과 좌석 위치 조정, 앰비언트 라이트 및 미디어 재생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앞 유리에 증강현실 기능을 갖춘 29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주행에 필요한 정보들을 띄우고 있어 도로에서 시선을 뗄 이유가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HUD 선명도는 살짝 아쉽다. 음악 좀 듣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영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케프(KEF)의 23개 스피커(출력 2,160와트)가 들어있다. 그야말로 쩌렁쩌렁.
중국 심장 달고 달린다...1억 7900만 원부터
![도로 위를 달리는 엘레트라S. 컬러명은 '솔라 옐로우'. 로터스 제공](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1/12/8eaaf24b-e248-4573-9a1a-ee1ad11cbcc5.jpg)
도로 위를 달리는 엘레트라S. 컬러명은 '솔라 옐로우'. 로터스 제공
로터스 차량을 소개하는 기사나 온라인 커뮤니티 글 아래엔 어김없이 '중국 차'란 내용의 댓글이 달린다. 실제 로터스는 2017년 중국 지리자동차 품에 안겼다. 로터스도 엘레트라를 두고 "영국에서 태어나 전 세계 무대에서 자랐다"는 표현을 쓴다. 로터스 전기차 심장인 배터리도 점유율 세계 1위 제조사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 제품이다. 다만 영국과 독일, 중국의 기술력을 모두 쏟아부었다는 게 로터스 측 설명이다. 중국은 어느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로터스=중국'이란 인식은 로터스가 뛰어넘어야 할 숙제 같아 보인다. 엘레트라S의 가격은 1억7,900만 원부터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