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식료품 특화매장 오픈
15개 점포 문 닫은 뒤 출점 재개
'300m' 이마트 천호점 정면승부
인근 이마트 강일점도 오픈 예정
"재건축 물량 많아 상권 잠재력 커"
유통 '공룡' 총집결한 최대 격전지
롯데마트가 서울 강동구에 새 점포(천호점)를 연다. 신규 점포 출점은 6년 만이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공세에 밀려 점포 구조조정에 집중해 온 롯데마트가 신선식품 경쟁력을 앞세워 오프라인을 다시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이마트 또한 상반기 중 강동구에 신규 점포를 열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귀환을 선언한 두 대형마트가 서울 동부 상권의 핵심인 강동구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년간 내실 다진 롯데마트, 다시 오프라인
롯데마트는 16일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아파트 단지 지하 1층에 천호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8월 30일 롯데몰 경기 용인시 수지점 개장 이후 6년 만의 신규 출점이다.
롯데마트는 이커머스 공습의 기세에 밀려 업황이 악화한 2020년부터 점포 구조조정에 힘써왔다. 최근 5년 동안 양주점·천안아산점 등 실적이 부진한 점포 15개의 문을 닫았다. 그 이후 2022년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에는 3분기(7~9월) 기준 누적 기준 721억 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와인·주류 전문매장 '보틀벙커', 식료품 특화 매장 '그랑그로서리' 등 기존 백화점식 점포를 특정 품목에 집중하는 매장으로 재단장하는 실험이 성공하면서 신규 출점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게 롯데마트 측의 설명이다.
롯데마트 천호점도 매장의 80%가량을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델리) 등으로 채웠다. 규모(4,538㎡·약 1,400평)가 일반 대형마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 매장 입구에는 델리를 진열한 27m 길이의 '롱 델리 로드(Long Deli Road)'가 배치됐다. '요리하다 월드뷔페' 코너에서는 치킨 스테이크, 깐쇼새우 등 60여 개 상품을 3,000~4,000원대에 판매한다. 30종 이상 구색을 갖춘 샐러드존도 운영한다. 30대와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상권(천호동·성내동) 특성을 겨냥해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이라는 성격을 명확히 한 것이다.
강동구에 마트3사 총집결
롯데마트가 강동구에 점포를 내는 것은 처음이다. 강동구에는 이마트 천호점과 명일점, 홈플러스 강동점 등 세 곳이 영업 중이다. 특히 롯데마트 천호점과 이마트 천호점은 약 300m 떨어져 있다. 걸어서 5분 거리다. 이마트 천호점은 2000년 개점한 지역 터줏대감이다. 그럼에도 롯데마트가 도전장을 내민 것은 지역의 성장성이 크기 때문. 롯데마트에 따르면 천호점 반경 2km 이내에 17만 가구가 살고 있다. 또 2024년 12월 1만2,000가구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아파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입주도 시작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26년까지 일대 재개발·재건축 입주 물량도 1만 가구 가까이 된다"며 "3040 인구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이마트도 올해 상반기 중 강동구에 고덕강일점의 문을 열 계획이다. 앞서 2024년 말 이마트는 대구 수성구에 1년 내내 신선·가공식품을 최저가에 판매하는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오픈하며 3년여 만에 신규 출점을 재개했다. 뒤이어 강동구에 푸드마켓 2호점 깃발을 꽂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강동구는 5개 대형마트들이 경쟁하는 오프라인 유통의 초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통 서울 대형마트 한 곳의 상권 반경이 2, 3km 정도인데 이 범위 안에 다섯 곳이나 자리 잡은 셈.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3사와 코스트코가 모여 있는 영등포구 외에 서울에서 이렇게 한 구(區)에 마트가 집결돼 있는 곳은 강동구가 유일하다"며 "이마트, 롯데마트 모두 신선식품 경쟁력을 앞세운 특화 매장을 내세우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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