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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출신 스타트업, AI로 새 단백질 설계... "5억년 진화해야 나타날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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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출신 스타트업, AI로 새 단백질 설계... "5억년 진화해야 나타날 물질"

입력
2025.01.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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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 받은 '알파폴드2' 이어 'ESM3'
단백질 데이터 학습해 설계하는 생성형 AI
엔비디아·아마존도 투자... 생명공학 가속도

미국 스타트업 '에볼루셔너리 스케일' 홈페이지 화면.

미국 스타트업 '에볼루셔너리 스케일' 홈페이지 화면.

글로벌 빅테크 메타의 인공지능(AI) 연구부서 출신 과학자들이 만든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해냈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인 '알파폴드2'로 구글 딥마인드 과학자들이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았는데, 해가 바뀌자마자 또 다른 단백질 연구용 AI가 활약하기 시작한 것이다. AI가 생명공학 발전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뉴욕에 있는 스타트업 '에볼루셔너리 스케일'과 미국 아크 연구소,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공동연구진은 ESM3라는 생성형 AI로 먼 미래에 자연계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형광 단백질을 설계했다는 연구 결과를 1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수억 년 걸리는 진화의 결과물을 클릭만으로 만들어내는 시대가 됐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인 단백질은 수십억 년에 걸쳐 진화해왔다. 끊임없는 변이 생성과 자연선택을 거쳐 지금의 구조와 기능을 갖추게 됐다. ESM3는 이 같은 진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AI다. 27억8,000만 개의 천연 단백질 데이터를 학습한 ESM3는 자연계에서 오랫동안 실제로 일어날 단백질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ESM3를 이용해 새로운 '형광 단백질'을 만들기로 했다. 해파리가 형광색을 내거나 산호가 생생한 색을 띠는 게 바로 형광 단백질 덕분이다. 이 단백질은 별다른 처리 없이 형광을 내기 때문에 세포나 약물의 위치와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유용하다. 과학자들은 더 밝고 더 다양한 색을 띠는 형광 단백질을 합성하려고 시도해왔지만, 불안정한 단백질에 물리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원하는 기능을 부여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다.

미국 연구진이 생성형 AI로 설계한 새로운 형광 단백질의 구조. 현재 자연계에 있는 형광 단백질과 다르지만, 수억 년 진화를 거치면 실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볼루셔너리 스케일 제공

미국 연구진이 생성형 AI로 설계한 새로운 형광 단백질의 구조. 현재 자연계에 있는 형광 단백질과 다르지만, 수억 년 진화를 거치면 실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볼루셔너리 스케일 제공

ESM3는 이 과정을 확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ESM3를 이용해 기존 형광 단백질 구조와 유사한 정도를 바꿔가며 다양한 새 형광 단백질들을 설계한 다음, 기존 형광 단백질과 밝기와 색상 등을 비교했다. 이렇게 찾아낸 최상의 새 형광 단백질은 자연계의 기존 형광 단백질과 염기서열(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 절반 정도 같아 분류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진화가 오랫동안 이어지면 ESM3가 설계한 새 형광 단백질이 자연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계통발생학적으로 진화 시간을 추정해보니, 이 새 형광 단백질이 자연계에 실제 나타나기까지는 5억 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연구진은 데이터 다양성을 확대하고 정밀도를 높여 ESM3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엔비디아,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의 투자도 받고 있다.

이현기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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