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쓰러져 뇌사… 심장 등 장기 기증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난 고 엄태웅 군. 울산대병원 제공
보건의료인을 꿈꾸던 고등학생이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6일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경북 경주시 효청보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엄태웅(17)군은 지난 5일 갑자기 쓰러져 지역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은 뒤 7일 울산대병원으로 전원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9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평소 장기 기증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엄군은 생전 가족에게 여러 차례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에 엄군의 부모는 아들의 뜻을 따라 장기 기증을 결정했고 심장, 폐, 간, 좌우 신장을 제공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엄군의 부모는 “비록 사랑하는 아들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다른 이들의 몸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될 것 같다”며 “태웅이를 아는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울산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은 “태웅군의 결단과 부모님의 용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 줬다”며 “앞으로도 장기 기증 문화를 확산시키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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