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아토3' 앞세워 한국 판매 시작
3000만 원 초반...예상보다 '저렴'
가격 앞세운 中 전기차 진격 가속화
국내 소비자들 품질·안전성 걱정 여전
"인력 육성 등 산업 생태계 급선무"
판매 목표량은 정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가 생활 필수품이 됐다는 걸 한국 소비자들에게 알릴 겁니다.
류쉐량 비야디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
자신감 넘치는 선전포고처럼 들렸다. 16일 인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의 한국 승용 브랜드 출범식. 무대에 오른 류쉐량 비야디(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할 모델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소개했다. 그는 "BYD 최고의 신에너지차를 한국에 지속적으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장 침투가 본격화했다. 자국 안방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세계 최대 배터리 생태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전기차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전동화를 넘어 자율주행 등 스마트화 주도권까지 차지할 기세다.
특히 이번 BYD의 전기차 한국 상륙은 최근 샤오미·로보락 등 가전·정보기술(IT),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 미니소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 등에서 기세를 올리는 중국 기업들의 뒤를 이어 새로운 산업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재계 전반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내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 미국·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감소,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국내 기업들로선 더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됐다.
3000만 원대 초반 '아토3'로 출발
BYD는 이날 2022년 첫 출시 이후 세계 시장에서 100만 대 넘게 팔린 아토3를 한국에서 팔기 시작했다. 가격은 아토3가 3,150만 원, 상위 버전인 아토3 플러스가 3,330만 원이다. 6,000만 원을 웃도는 유럽 내 판매 가격이나 당초 점쳐진 3,000만 원대 중반보다도 낮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부문 대표는 "중국 본사와 여러 차례 논의하느라 어제(15일) 밤에 가격이 결정됐다"며 "기본 모델은 보조금을 최대로 받으면 2,000만 원대 구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현대차·기아를 의식해서"란 말이 나왔다. 계약한 고객은 2월부터 차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올해 중형 세단 '실'과 중형 SUV '시라이언7'도 내놓겠다고 알렸다.
BYD는 2024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41% 증가한 430만 대에 가까운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그중 순수 전기차만 176만 대로 세계 1위 미국 테슬라(179만 대)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보다 2년 먼저 진출한 일본에선 지난해 전기차 2,223대를 팔아 처음으로 일본 도요타(2,038대)를 제쳤다. 기술과 품질 면에서 운전자들의 기준이 까다로운 일본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외신들도 "수입차들이 고전하는 일본에서 BYD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보도했다.
BYD "중국 브랜드 우려 잘 안다"
중국 브랜드를 향한 불신과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BYD도 출범 전부터 전기차 온라인 동호회 등에선 차량의 품질과 안전성 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사용자의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도 있다. BYD도 이를 의식한 듯 안전성을 강조했다. 조인철 대표는 "중국산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으로 비롯된 불안감도 인지하고 있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BYD는 배터리 기업이라 관련 기술에선 어떤 기업보다 안전성을 갖고 있다"며 "한국 내 서버를 통해 (중국으로의)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격 경쟁력과 첨단 기술로 무장한 중국 기업의 진격 흐름 자체는 거스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자동차 시장만 해도 중국은 전동화 대중화를 넘어 자율주행과 무선 업데이트(OTA) 등 스마트화 전략에서도 앞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양진수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현재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선전은 20년 동안 배터리부터 연관 산업을 육성해 온 결실"이라며 "우리 정부도 구매 보조금 제도 등을 넘어 인력 육성 등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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