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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이저 헤드’ ‘트윈 픽스’ 컬트 영화 제왕 데이비드 린치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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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이저 헤드’ ‘트윈 픽스’ 컬트 영화 제왕 데이비드 린치 하늘로

입력
2025.01.17 10:10
수정
2025.01.17 11:5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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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공포영화 영역 구축
'광란의 사랑'으로 칸 황금종려상
스필버그 "독창적 연출 그리울 것"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2010년 9월 9일 자신의 개인 시사실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2010년 9월 9일 자신의 개인 시사실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화 ‘이레이저 헤드’(1977)와 ‘블루 벨벳’(1986), TV드라마 ‘트윈 픽스’(1990~1991) 등 초현실주의 공포물을 주로 만들며 ‘컬트 영화의 제왕’으로 불린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16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린치 감독의 가족은 이날 고인의 죽음을 알리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인은 지난해 오랜 흡연으로 중증 폐기종을 앓고 있어 연출을 위해 더 이상 집을 떠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유족은 “이제 그가 우리와 없기에 세상에 큰 구멍이 난 느낌”이라면서도 “고인의 생전 말대로 ‘구멍이 아닌 도넛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첫 장편영화 '이레이저 헤드'는 컬트 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첫 장편영화 '이레이저 헤드'는 컬트 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1946년 미국 몬태나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초현실주의 공포영화라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보스턴예술학교에 다녔으나 중퇴 후 펜실베이니아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1970년 미국영화연구소(AFI) 연구생 시절 첫 실사영화 '할머니'를 만들었다.

화가로 활동하다 간혹 단편영화를 만들었던 고인은 컬트 영화(광신도들 같은 열성적인 팬을 형성하는 영화)의 고전 ‘이레이저 헤드’를 내놓으며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담은 이 흑백영화를 발판 삼아 ‘엘리펀트맨’(1980)을 연출했다. 코끼리 닮은 외모로 유명했던 19세기 영국 실존 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엘리펀트맨’은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후 제작비 4,000만 달러가 들어간 대작 ‘듄’(1984)을 만들었으나 흥행에 참패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블루 벨벳'은 필름 누아르와 공포영화의 특징이 뒤섞인 초현실주의적 영화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블루 벨벳'은 필름 누아르와 공포영화의 특징이 뒤섞인 초현실주의적 영화다.

영화 ‘블루 벨벳’으로 다시 주목받은 고인은 ‘광란의 사랑’(1990)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입지를 굳혔다. 미국 한 시골에서 벌어진 토막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드라마 ‘트윈 픽스’는 크게 히트하며 고인의 이름을 대중에 널리 알렸다. ‘로스트 하이웨이’(1997)와 ‘스트레이트 스토리’(1999),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인랜드 엠파이어’(2006)도 고인의 대표작들로 꼽힌다.

수수께끼 같은 실험적인 영상과 전통적이지 않은 내러티브 전개, 필름누아르와 공포영화의 장르적 요소 혼합 등이 고인의 연출 특징으로 꼽힌다. 200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평생공로 명예황금사자상을, 2019년 명예아카데미상을 각각 수상했다. 할리우드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수작업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통해 그를 예지력을 지닌 몽상가로 여겨왔다”며 “세상은 매우 독창적이고도 독특한 목소리(고인의 연출 방식)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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