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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경찰, 승진하려면 살 빼라… BMI 28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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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경찰, 승진하려면 살 빼라… BMI 28 밑으로”

입력
2025.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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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비만율 측정 지수 진급에 반영키로
2020년 기준 전체 경찰 10% 과체중·비만

2020년 말레이시아 경찰이 쿠알라룸푸르 경찰 본부에서 특별 체중 감량 피트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운동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 말레이시아 경찰이 쿠알라룸푸르 경찰 본부에서 특별 체중 감량 피트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운동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높은 성인 비만율로 고심하던 말레이시아가 경찰관들의 체중 감량을 유도하기 위해 ‘채찍’을 꺼냈다. 몸무게를 적정 수준까지 줄이지 못하면 진급에 악영향을 주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현지 수사 당국은 ‘경찰력 향상’을 살과의 전쟁 사유로 들었지만, 적절성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17일 말레이시아 일간 베리타하리안과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탄 스리 라자루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왕립 경찰청장은 체질량지수(BMI)를 측정해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며, 과체중과 비만을 측정하는 값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판단 기준은 나라마다 다소 다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25~29.9를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25 이상을, 미국은 30 이상을 비만으로 각각 본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제시한 승진 당락 기준은 BMI 28 미만이다. 후세인 청장은 “경찰관의 건강을 보장하고, 국민과 국가에 최상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경찰관이 행인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말레이시아 경찰관이 행인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이는 말레이시아 비만 인구 급증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 현지 보건부 조사 결과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3,4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54.5%)이 과체중·비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비만율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인구의 20%는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과 튀김류를 주로 섭취하는 데다, 가당 음료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5년쯤에는 2,000만 명 이상이 비만 범주에 속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경찰도 예외는 아니다. 후세인 청장은 ‘비만 경찰’의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AFP통신은 2020년 경찰관 약 12만 명의 10%에 가까운 1만1,000여 명이 과체중과 비만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BMI 수치를 경찰 진급에 반영하는 데 대한 말레이시아 시민들의 반응. 라키야트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BMI 수치를 경찰 진급에 반영하는 데 대한 말레이시아 시민들의 반응. 라키야트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2월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경찰청 알라우딘 압둘 마지드 청장은 소속 경찰관 1만 명 중 3%가 ‘건강에 해로운 수준’으로 살이 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찰마저 당뇨, 고혈압 등에 따른 합병증에 시달리고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자, 체중 줄이기를 위해 충격 요법을 쓴 셈이다.

다만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일간 라키야트포스트는 “BMI 28 역시 비만에 가까운 수준인 만큼 기준 수치를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반대로 “근육이 많고 체지방이 적은 사람도 BMI가 높을 수 있다”며 경찰의 조치가 비합리적이고 불공평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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