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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해변·습지공원·등산로..."우리 회사 건설 기계로 생태계 지키니 더 기쁘죠"

입력
2025.02.24 12: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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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사이트솔루션, 굴착기까지 동원
회사 근처 습지·등산로서 생태 보전 활동
HD현대인프라코어는 '반려해변' 돌보기
"야생동물 이동 여건 개선"...구슬땀 결실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직원들이 2023년 5월 24일 경기 성남시 태평습지생태원에서 외래 식물종과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HD현대사이트솔루션 직원들이 2023년 5월 24일 경기 성남시 태평습지생태원에서 외래 식물종과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건설기계는 인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유용한 도구입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3사(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사회공헌 실무담당자 허원필 책임매니저의 말이다. 이들 3개 회사와 생태계 보전은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업(業)의 본질을 따져보면 연관성이 충분히 있다는 취지다. 인프라 구축과 생태계 보전은 인류에 필요하며 건설 기계가 생태계 보전을 돕는다는 것.

이 때문에 3사는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환경의 기틀을 다지는 데 공들이고 있다. 임직원이 참여해 환경 문제에 공감대를 만들고 사업장 인근에서 자사 건설기계까지 동원해 생태계 보전 활동을 함으로써 체감을 높이 게 특징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임직원 200명이 2024년 5월 22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인근 태평습지생태원을 찾은 것이 대표적이다. 유엔(UN)이 지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사업장 인근 수해로 훼손된 2만7,600㎡ 규모 생태원에서 외래 식물종과 잡초 제거에 나섰다. 방치된 나뭇가지와 잔디 예지물(잘린 잎과 줄기)을 수거했다. 나무 울타리를 만들고 안에 쓰러진 나무와 식물을 쌓아 올린 비오톱(생물서식공간)도 설치했다. 비오톱은 곤충 서식에 용이한 환경으로 철새가 찾아와 먹이 활동을 하고 휴식하기에 좋다. 이 회사 임직원 114명은 2023년 5월엔 HD현대인프라코어 '디벨론'(DEVELON) 굴착기까지 동원해 이 같은 활동을 펼쳤다.


북한산 우이령길에 나타난 파란 조끼 청년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임직원들이 2024년 5월 22일 경기 성남시 태평습지생태원에서 비오톱(생물서식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나무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HD현대사이트솔루션 임직원들이 2024년 5월 22일 경기 성남시 태평습지생태원에서 비오톱(생물서식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나무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2023년 5월엔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 R&D센터(GRC)에서 차량으로 1시간 15분 거리인 북한산 우이령길에서 HD현대사이트솔루션 임직원 64명이 4.5㎞의 탐방로를 정비했다. 이들은 흙먼지가 자욱한 산 길에 즐비한 잡초와 외래 식물을 뽑아냈다. 갈퀴로 풀밭을 헤치며 낙엽과 쓰레기도 모아 버렸다. 움푹 파인 땅은 삽질을 하고 흙을 퍼 날라 메웠다. 정비를 마치자 배수로 물길이 다시 흐르고 등산로가 깨끗해졌다. 이 곳은 야생동물이 오가는 생태 통로 역할도 한다.

이 탐방로는 1968년 당시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김신조 등 무장게릴라들의 청와대 침투로로 이용돼 폐쇄됐다가 2009년 7월 일반에 개방됐다.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잇는 4.5㎞ 구간으로 생태 보전가치가 큰 곳이다. 솔부엉이, 맹꽁이, 삵 등 13종의 법정 보호종이 서식한다. 하지만 개방 이후 등산객 발길이 이어지며 곳곳이 훼손됐다. 이에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3년 5월 10일 국립공원공단과 북한산 우이령길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2027년까지 매년 1억 원씩 총 5억 원을 공단에 지원해 우이령길 복토·다짐, 생태 관찰, 생태통로 기능 강화 등을 돕기로 했다. HD현대건설기계 임직원도 지난해 9월 자사 굴착기까지 동원해 등산로·배수로를 정비했다.

인천과 전북 군산에 사업장이 있는 HD현대인프라코어는 '반려해변'을 돌보고 있다. 반려해변이란 기업이나 단체가 특정 해변을 맡아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하고 해양환경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회사 임직원 120명은 2023년 5월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해변, 군산 옥도면 선유도리 옥돌해변을 찾아 부표, 밧줄 등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 회사 임직원 90명은 지난해 5월 22일에도 두 해변에서 이 같은 활동을 했다.

같은 날 충북 음성군 소이면에 사업장이 있는 HD현대건설기계는 자매 결연을 맺은 소이면과 함께 사업장 인근 총 2.1㎞ 길이의 도로변에 이팝나무 300주를 심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이후에도 이 가로수에 물을 주고 병충해 예방을 돕고 있다.


"야생동물 이동 여건 개선됐다"

HD현대건설기계 직원들이 지난해 9월 30일 서울 강북구 우이령길 등산로 옆 배수로에 쌓인 낙엽과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 제공

HD현대건설기계 직원들이 지난해 9월 30일 서울 강북구 우이령길 등산로 옆 배수로에 쌓인 낙엽과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 제공


이 같은 활동의 효과는 가시적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5월 작성한 2023년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 보전·관리사업 결과보고에서 무인 센서 카메라를 다섯 곳에 설치·운영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생물 2급 삵의 서식 실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위험이 높은 생물을 고른 적색 목록에서 위기 등급으로 분류한 미선나무의 서식지 다섯 곳도 찾았다. 이 보고서는 탐방로·배수로 정비로 야생동물의 이동 여건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는데 3사 임직원의 구슬땀이 반영된 결과란 설명이다.

세 회사의 이런 활동은 국외에서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5월 22일에는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세계 8개 나라에서 약 1,3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3사는 건설기계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ESG 경영 관련 공급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때문에 ESG 경영은 결국 회사와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 된다. 3사가 세계 각지에서 임직원의 ESG 경영 의식을 끌어올리는 데 열 올리는 이유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는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3사는 2023년부터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전 세계 사업장이 매년 같은 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에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성장할수록 더 솔선수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친환경 제품 출시를 포함한 탄소 중립 달성 로드맵 실천, 지속 가능한 생태계 유지에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기업 이미지(CI).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HD현대사이트솔루션 기업 이미지(CI).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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