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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부당거래, 123억 탈세, 상속 소송 개입... '미운털' LG家 맏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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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부당거래, 123억 탈세, 상속 소송 개입... '미운털' LG家 맏사위

입력
2025.01.25 06:00
수정
2025.01.25 06:11
6면
0 0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3개 사건 동시 구설
'미공개 정보 주식 거래' 아내 구연경과 기소
거액 세금 부과에 "한국인 아니다" 불복 소송
장모·아내 상속재산 분할 소송에도 개입 의심

2018년 5월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8년 5월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LG그룹 오너가(家) 맏사위인 윤관(50)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3중 리스크'에 휩싸였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입 사건을 들여다보던 검찰은 최근 윤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거액 세금 부과에 불복해 세무당국과 벌이는 소송도 국적 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오너 일가의 상속 재산 분할 소송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미공개 정보로 주식 거래...부인과 함께 재판 선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공준혁)는 23일 윤 대표 부부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인 구연경(47)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그는 구 대표에게 2023년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업체 메지온의 유상증자와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알려줘 부당이득을 취하게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희소 심장질환 관련 신약 등을 개발하던 메지온의 주가는 2023년 1만8,000원 수준에서 5만4,100원대까지 올랐다. 그해 4월 미국계 투자사로부터 500억 원을 투자 받은 게 호재로 작용했는데, 해당 투자사는 윤 대표가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있는 BRV 캐피탈 매니지먼트였다. 검찰은 윤 대표가 아내에게 투자 사실을 미리 알리고, 이를 통해 구 대표가 3만여 주를 사들여 수억 원 대 차익을 냈다고 결론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윤 대표 부부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조사했고,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두 사람을 검찰에 통보 조치했다. 검찰은 이후 구 대표의 서울 한남동 자택과 경기 평택의 LG복지재단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해왔다.

세무당국 대상 소송도 곧 결론

2012년 4월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의 미수연에 구본무(앞줄 맨 왼쪽) 전 회장과 그 장녀인 구연경(앞줄 맨 오른쪽)씨, 구광모(뒷줄 왼쪽 세 번째) 현 회장 등 LG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2012년 4월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의 미수연에 구본무(앞줄 맨 왼쪽) 전 회장과 그 장녀인 구연경(앞줄 맨 오른쪽)씨, 구광모(뒷줄 왼쪽 세 번째) 현 회장 등 LG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윤 대표가 100억 원대 종합소득세를 납부할 수 없다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불복 소송도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되고 있다. 강남세무서는 2021년 12월 윤 대표가 국내 거주자임에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며 123억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윤 대표는 과거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후 미국 시민권을 받은 외국인이다. 윤 대표는 자신이 한국에 머문 기간이 1년에 183일 미만이라서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1년째 법정 다툼 중이다. 소득세법상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물면 '국내 거주자'로 인정돼 내국인과 동일한 납세 의무를 진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윤 대표가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거주지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윤 대표가 미국에서 세무신고를 할 때 주거지를 일본으로 기재한 사실이 알려지자, 납세를 피하려고 한국에선 '미국 거주자', 미국에선 '일본 거주자' 행세를 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2019년에는 조세피난처인 카리브해 섬나라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지며 탈세 논란은 더욱 커졌다. 윤 대표가 불복 소송에서 패소하면, 국내에서 벌어들인 다른 소득에 대해서도 거액의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표 선고기일은 다음 달 6일이다.

윤 대표는 LG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재산 분할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LG그룹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그간 상속 분쟁과 경영권 소송이 없었다. 하지만 구본무 선대회장이 별세한 지 4년이 지난 시점에서 윤 대표의 장모와 아내인 김영식·구연경 모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윤 대표가 배후라는 얘기가 나왔다. 모녀는 상속 과정에서 이미 5,000억 원가량을 물려 받은 상태였다. 재판 과정에선 구연경 대표 등이 '기존 상속 내용을 뒤엎자'고 가족들과 논의한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이 자리에는 윤 대표도 있었다. 윤 대표는 현재 구본무 회장이 머물렀던 한남동 자택에서 김영식 여사 등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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