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연합훈련 빌미로 트럼프 떠보기 의도 다분"
북한이 우리 설 연휴 첫 날인 지난 25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미사일 발사로 응수한 것이다. 또 최근 진행된 한미 연합 공군 훈련 등을 비난하며 미국에 대한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미사일총국이 25일 해상(수중)대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발사된 전략순항미사일들은 7,507~7,511초간 1,500㎞를 타원 및 '8자형 궤도'에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쟁 억제 수단들이 철저히 완비돼 가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강력히 진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거부하는 이상, 미국과는 철두철미 초강경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의 배경을 드러낸 셈이다. 북한은 담화에서 최근 진행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쌍매 훈련', 14~16일 진행된 우리 군의 연합대화력연습, 15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전개 하에 실시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 22일 미 국방성의 한국에 대한 무기판매결정 등을 나열하며 한반도 긴장 격화의 원인을 미국에 돌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을 떠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김 위원장은 광신도인 이란과 달리 똑똑한 남자"라며 "김 위원장과 접촉하겠다"고 북미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훈련은 바이든 정부 때 이미 결정된 내용이란 점에서, 이 훈련을 환기시킴으로써 취임 이후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과 연합훈련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 발사도 트럼프에게 알리기 위해 의도된 도발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도와 관련해 "우리 군은 25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으며, 오후 4시경 북한이 내륙에서 서해상으로 순항 미사일 수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감시했다"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현 안보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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