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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신뢰' 이미지 큰 상처...'빽햄' 논란, 해명도 안 통했다

입력
2025.0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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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보다 비싸고 고기 함량 낮아" 지적에
"더 맛있게 만들려 고기 함량 줄여" 해명
숱한 논란 돌파했지만 이번엔 달라
더본코리아 주가, 7거래일 연속 하락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빽햄 가격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빽햄 가격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설 명절을 맞아 공개한 통조림 햄 '빽햄 선물세트' 논란에서 열흘 넘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가에서 45% 할인 판매한다고 선전했으나 애초 가격이 과도하게 책정됐고, 돼지고기 함량도 국내 1위 제품에 비해 떨어진다는 주장이 비판의 골자다.

백 대표가 직접 등판해 '장사꾼의 상술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등을 돌렸다. 백 대표를 상징하는 '신뢰' 이미지가 손상되면서, 더본코리아의 시가총액은 상장 후 처음 7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하며 380억 원 이상 빠졌다.

'45% 할인'에 "정가 일부러 높게?" 불만

빽햄을 둘러싼 논란은 백 대표가 지난달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백종원'을 통해 "더본코리아 온라인 쇼핑몰 '더본몰'에서 21일까지 빽햄(200g) 9개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정가 5만1,900원에서 45% 할인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소개하면서 불거졌다. 할인 공지 당시 백 대표는 빽햄에 대해 "100% 한돈을 썼는데 가격이 정말 좋다. 저 같으면 한 10세트 사 놓는다"라며 적극 홍보했다. 이에 더본몰에서는 해당 선물세트가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빽햄'의 할인판매를 홍보 중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지난달 17일 '빽햄'의 할인판매를 홍보 중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이 캔햄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팸과 빽햄을 비교하면서 빽햄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데 제품의 돼지고기 함량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스팸 200g 통조림 10개로 구성된 1박스는 지난달 31일 현재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8,500~2만4,000원 선에 팔리고 있다. 백 대표가 홍보한 빽햄의 할인가격 2만8,500원(200g 9개들이 1박스 기준)보다 최대 1만 원 저렴하다. 돼지고기 함량도 빽햄은 85.4%, 스팸의 경우 91.3%로 스팸의 돈육 함량이 더 높다. 다만 빽햄에 쓰인 돼지고기는 100% 국산이고 스팸의 돼지고기엔 국산 및 미국, 스페인, 캐나다산이 혼용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백 대표 측이 빽햄의 정가를 일부러 높게 책정하고 대폭 할인하는 등 사실상 소비자를 기만해서 제품을 파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잘 팔리면 저렴해질 것" 해명

백 대표는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빽햄 할인 판매 공지 9일이 지난 26일 유튜브 백종원 채널에 출연해 제품 판매에 상술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빽햄의 정가가 높다는 지적에 "통조림 햄 분야에선 후발 주자여서 당연히 생산비가 많이 든다. 대량 생산하는 회사와 비교해 소량 생산이라 원가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상술은 진짜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더본몰에서 파격 행사를 할 수 있는 건 일반 유통을 통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 보내니까 가능한 것"이라면서 "빽햄이 잘 팔려서 대량 생산을 하게 되면 생산 단가가 뚝 떨어질 수도 있다. 그때는 정가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백 대표는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이 스팸보다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200g 기준 고기 함량 차이(7%)는 14g 정도로, 14g의 고기 원가는 100원 미만이다. 그걸 아끼자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빽햄은 부대찌개용으로 개발하면서 양념류가 들어간다. 끓일 때 국물의 감칠맛을 내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맛있게 하려다 보니 고기 함량이 적어진 것이다. 빽햄 할인 판매 공지를 할 때 그 설명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돌아서는 여론, 주가도 '곤두박질'

그러나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백 대표의 해당 영상은 지난달 31일 현재 50만 회 이상 조회됐고 1만1,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백 대표의 해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사용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비싼 게 문제가 아니다. 더본몰 외 다른 쇼핑몰에서도 빽햄을 (2만8,500원과 비슷한) 2만~3만 원대 초반에 팔고 있는데, 제품 원가를 5만1,500원이라고 하면서 할인율이 높은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게 문제"라며 논란의 핵심을 못 짚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과거 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요식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컨설팅하는 장면의 일부. 방송 화면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과거 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요식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컨설팅하는 장면의 일부. 방송 화면 캡처

백 대표의 해명 중 일부가 그의 지난 발언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과거 방송에서 자영업자들에게 "맛은 기본이고 가격이 비싸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을 정작 자신은 안 지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 지상파 방송의 요식업 컨설팅 프로그램에 나와 자영업자들을 향해 "햄류 가격 결정에 돼지고기 함량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간 소시지가 비싸다"고 조언한 바 있다. 그러나 백 대표는 26일 해명 영상에서 "(빽햄의)돼지고기 함량이 (타제품과)비교된다는 건 생각을 못 했다"고 했다. 이러한 모습에 한 사용자는 댓글에서 "(지상파)방송에서 '사장님이 고충이 있다고 비싸게 받으면 고객이 다 이해하고 지갑 여는 줄 아냐'라고 소리치던 백 대표가 내로남불을 한다"고 지적했고 해당 댓글엔 4,000개 가까운 '좋아요'가 달리기도 했다.

빽햄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 백 대표가 창업한 더본코리아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6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한 더본코리아 시가총액은 빽햄 할인판매 공지 즈음인 지난달 16일 4,859억 원을 기록한 후 31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470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7거래일 연속 시총 하락은 더본코리아 상장 후 처음이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일 7,436억 원을 기록한 후 이날 기준 3,000억 원가량 빠진 상태다.

더본코리아 측은 빽햄 가격 논란 및 주가 약세 지속 등에 대해 지난달 31일 "현재 (백 대표의) 유튜브를 통해 (논란에 대한) 소명을 했기 때문에 밝힐 수 있는 추가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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