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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방어하느라... 1월 외환보유액 4년 7개월 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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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방어하느라... 1월 외환보유액 4년 7개월 만에 '최소'

입력
2025.02.05 14:30
수정
2025.02.05 14:49
15면
0 0

46억 달러 감소한 4110억 달러
월 감소 폭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년 7개월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분기말 효과가 소멸한 데다, 추락하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적극 개입한 결과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월 말 외환보유액은 약 4,110억1,000만 달러로 전월 말(4,156억 달러)보다 45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억 달러가 깨지지는 않았지만, 2020년 6월(4,107억5,000만 달러) 이후 최소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월간 감소 폭은 지난해 4월(-59억9,000만 달러)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연말 몰려들었던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다시 빠져나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는 데 외환보유액이 쓰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3 불법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국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지난달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70원을 넘나드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에 외환당국이 변동성 완화조치(스무딩 오퍼레이션)로 달러를 매도하면서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가 커진 것이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확대 역시 외환보유고 감소의 요인이 됐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650억 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를 맺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이를 사용할 경우 원화를 받고 외환보유액 안에서 달러를 빌려주게 된다. 시중 환전 수요를 줄여 환율 상방 압력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지만,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 감소가 불가피하다. 한은 관계자는 “만기 때 전액 돌려받기 때문에 감소는 일시적 현상에 그친다”고 부연했다.

자산별로 보면 전체의 88%를 차지하는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620억2,000만 달러)이 한 달 전보다 46억5,000만 달러 줄었다. 외화 예치금은 252억9,000만 달러로 7,000만 달러 늘었고,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147억2,000만 달러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을 지켰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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