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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꼬리표 떼고 尹 탄핵 이후 역전 노리는 한동훈과 이준석

입력
2025.02.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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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2말 등판설 솔솔, 논란 정면돌파 할까
40세 이준석 "세대교체로 정치판갈이" 포부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조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기 위한 몸풀기에 나섰습니다. 한 전 대표는 1973년생, 이 의원은 1985년생입니다. 두 정치인은 정치적 세대교체의 ‘대표주자’ 격으로 꼽힙니다.

현재 보수층에선 ‘논쟁적’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때는 각각 ‘최연소 당대표’ ‘1등 대선주자’로 불렸습니다.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지 않았다’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윤 대통령 방탄을 위해 강성 보수층이 똘똘 뭉친 상황에서 ‘반(反)윤석열’ 기치를 들었던 두 사람이 설 자리가 좁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판이 바뀔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2월말 등판 예상.. 주목도 커질까

한 전 대표는 7일 현재까지 대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습니다만, 뜻은 분명해 보입니다. 복수의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면 한 전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복귀 시기와 메시지를 고민하는 단계”라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정치 원로를 만나 정국 상황에 관한 조언을 구했다고 합니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게 한 전 대표의 강점입니다. 불법적 12·3 비상계엄을 조기에 종식시킨 공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무모한 비상계엄 선포를 “반헌법적 계엄”이라고 즉각 반대했고, 비상계엄 해제와 윤 대통령 탄핵에 일조했습니다. 다만 강성 보수층으로부터는 ‘배신자’라는 손가락질을 받았고, 밀려나다시피 당대표직을 내려놨습니다.

이후 국민의힘 분위기는 한 전 대표의 예상과 달라 보입니다. 불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과 선을 긋기는커녕, 동정론이 비등합니다. 한 전 대표의 입지도 좁아졌습니다. 지난 3일 한국갤럽·세계일보의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7%, 한 전 대표는 34%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이재명(47%) 대 오세훈(43%), 이재명(47%) 대 홍준표(39%)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결과입니다.

한 전 대표 측은 ‘역전 가능성’에 배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당이 강성 보수층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 중도 보수층에 '구애'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입니다. 한 전 대표 측 인사는 “윤 대통령의 헌재 선고일이 임박할수록 한 전 대표를 향한 주목도는 커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지난 당대표 전당대회에서 득표한 63%의 지지도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한 전 대표의 복귀 시점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되는 2월 말이 거론됩니다. 그는 불법적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명료하게 밝히면서 ‘배신자 프레임’을 정면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친한계 한 의원은 “탄핵 선고가 나오기 전에 등판해서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실컷 두드려 맞으며 그 국면은 지나가야 한다”라며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면 당도 전략적 판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홍대레드로드버스킹거리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홍대레드로드버스킹거리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40세 이준석 "세대교체로 정치판갈이"

이 의원은 '범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조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2일 서울 마포 홍대입구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 지난 노래를 엇박자로 부르는 두 세력을 과거로 남겨두고, 우리는 미래의 노래를 부르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습니다. "세대교체로 정치판갈이를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85년 3월생인 그는 다음 달이면 만 40세로 대선 출마 자격을 얻습니다.

정치 세대교체론의 ‘원조’는 1969년 신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영삼 전 대통령입니다. 당시 신민당 당수 유진산은 “입에 젖비린내 나는 정치적 미성년자들이 무슨 대통령이냐”는 비난을 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45) 이철승 전 의원(48) 등이 ‘40대 기수론’에 가세하며 세대교체 분위기가 고조됐습니다.

이 의원이 실제 대선후보가 되면 당선 가능성은 둘째 치고 한국 정치사에서 ‘청년 대통령 후보’가 등장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이 의원의 출마 자체가 이재명(61)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문수(71)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61) 서울시장을 ‘기성 정치인’으로 분류해 버릴 것입니다.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윤 대통령과 부딪히며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라는 평가를 받았고요. 젠더 갈리치기 등 편가르기 정치를 둘러싼 비판도 상당합니다. 윤 대통령 구속 과정에서 진보와 보수가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서 '제3세력'을 표방하는 이 의원의 운식의 폭이 대폭 좁아진 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이 의원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한 친윤석열계 의원은 “이 의원은 보수도 20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인물”이라며 “번 대선에서 진영과 진영으로 세게 붙는다면 이 의원의 팬덤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1~3%대에 머물러 있지만 이를 평가절하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 의원에게는 여러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정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높아지면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여권 대선주자들과 단일화하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그의 행보가 선거판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의원이 대선 직전까지 여론을 살피면서 몸값을 키운 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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