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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톱 공격수에 한국인이 인종차별 메시지 보냈나...'이승민' 계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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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톱 공격수에 한국인이 인종차별 메시지 보냈나...'이승민' 계정 공개

입력
2025.02.12 12:00
수정
2025.02.12 13:45
0 0

로이스 오펜다, 인종차별 메시지 공개
한글 계정 '이승민'도 두 차례 혐오발언
구단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 성명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오른쪽). 라이프치히=AP 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오른쪽). 라이프치히=AP 연합뉴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RB 라이프치히 소속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충격적 내용의 인종차별 메시지를 공개했다. RB 라이프치히 구단은 "로이스 오펜다를 향한 인종차별적 모욕과 학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11일 오펜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누구도 내가 내 꿈이나 인생의 목표를 포기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이렇게 익명에 숨어있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더욱 그렇다. 나는 흑인이라 자랑스럽다"는 문구를 올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의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가 자신이 받은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이승민'이라는 한글 이름의 익명 계정은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로 두 차례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보냈다. 루이스 오펜다 인스타그램 캡처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의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가 자신이 받은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이승민'이라는 한글 이름의 익명 계정은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로 두 차례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보냈다. 루이스 오펜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오펜다는 자신이 인스타그램 DM으로 받은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으로 쓰인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들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보낸 메시지도 있었다. 한국어로 '이승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계정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로 "역겹다, 멍청한 검은 동물 같은 것. 제발 죽어줘", "제발 죽어줘, 짐승아"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 메시지는 명백히 인종차별적이고 혐오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는 인스타그램의 경고 문구도 삽입됐다. '이승민' 계정 소유주가 실제 한국인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프로필 사진도 없어 이름도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글 이름을 사용한 만큼, 많은 누리꾼은 한국인이 만든 비실명 계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독일의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가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에게 가해진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해 규탄 성명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RB 라이프치히 인스타그램 캡처

독일의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가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에게 가해진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해 규탄 성명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RB 라이프치히 인스타그램 캡처


오펜다가 받은 공격에 구단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RB 라이프치히는 이날 구단 인스타그램 계정에 "우리는 인종차별과 비인간적인 행동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하며, 로이스가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또한, 우리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단 측은 "RB 라이프치히는 다양성과 개방성, 인간의 존엄성과 관용을 지지하며, 이는 사회의 기본적 가치"라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구단 측은 "우리에게 있어 이는 명백하다. 우리 팀은 모든 색깔이며, 우리 경기장은 모든 색깔이고, 우리 구단은 모든 색깔이다"라고 썼다.

오펜다는 콩고민주공화국계 벨기에 국적으로 2023년부터 RB 라이프치히의 공격수로 뛰고 있다.

2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반이민정책을 추진한 중도 우파 야당 기독민주연합과 극우 정당인 AfD의 연합을 비판하는 반극우집회가 열리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2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반이민정책을 추진한 중도 우파 야당 기독민주연합과 극우 정당인 AfD의 연합을 비판하는 반극우집회가 열리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이와 같은 RB 라이프치히의 입장에 팬들은 댓글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한 이용자는 "항상 이런 발언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궁금하다. 경기장의 많은 사람들이 결국 (독일의 극우정당) AfD를 선택하게 된다면? 구조가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면 말이다"라며 독일의 현 정치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최근 독일에서는 이민자의 흉기 난동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며 이민 정책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말 총선을 앞두고 정권 탈환을 노리는 중도 우파 성향의 야당인 기독민주연합(기민련)이 반이민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나치 옹호, 이민자 혐오 등 논란을 일으켜 온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손을 잡기도 했다.

이들은 연방 경찰의 불법체류자 구금 권한 강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난민 가족의 상봉을 금지하는 등 이민 정책을 강화한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1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부결됐고, 기민련의 반이민정책과 극우 정당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규탄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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