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면 가로·세로 10m 사각형 구조
알루미늄 입힌 PET 재질이라 가벼워
접어 발사하려고 줄자 기술까지 동원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자체 개발한 태양 돛과 전개장치가 펼쳐져 있다. 항우연 제공
태양풍을 이용해 연료가 필요 없는 우주 항행을 실현할 태양 돛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향후 심우주 탐사나 우주쓰레기 문제 해결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한 ‘태양광 회절 추진 우주 항해 기술 연구’를 통해 태양 돛 전개장치 시제품을 개발해 전개 시연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태양 돛은 마치 돛단배가 바람을 이용해 항해하는 것처럼, 태양이 방출하는 광자를 돛에 반사시키는 원리로 추진력을 얻어 우주선이 연료 없이도 장기간 우주를 항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무거운 추진 시스템을 싣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항행 시간이 오래 지속되고 비용은 적게 든다. 수십억 년 동안 계속 타오를 태양에서 얻을 수 있는 추진력이 무한한 만큼 태양 돛은 미래 우주 탐사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항우연이 개발한 태양 돛은 커다란 삼각형 4개가 모여 가로·세로 각 10m 크기의 사각형을 이룬다. 지난해 4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발사한 가로·세로 각 9m 크기의 태양 돛 우주범선(ACS3)보다 크다. 또 두께 12마이크로미터(μm)의 알루미늄 증착 페트(PET) 필름 재질로 만들어 매우 가볍다. 천이진 항우연 위성연구소장은 “실제 우주를 항행할 때는 임무 특성에 따라 크기와 두께 등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개발한 태양 돛 우주범선이 우주를 항행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나사 제공
태양 돛을 수납했다가 우주 공간에서 펼치는 역할을 하는 전개장치에는 국내 줄자업체의 기술이 접목됐다. 이 장치는 가로·세로 10m의 돛을 가로·세로 20㎝ 내로 접을 수 있고, 높이 31.4㎝, 무게 10㎏으로 제작돼 12U(유닛, 1U는 가로·세로·높이 10㎝)의 초소형 큐브 위성에 탑재할 수 있다.
천 소장은 “현재 먼 행성 탐사를 할 때는 원자력 에너지 연료를 이용해야 하지만, 태양 돛 기술이 발달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회절 현상을 이용한 우주항해 기술 개발의 중간 단계로, 추후 회절을 이용해 위성 궤도를 다양화하는 등 여러 우주 활동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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