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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충격에 "미 금리인하 없을 수도"… 한은 고민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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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충격에 "미 금리인하 없을 수도"… 한은 고민 깊어진다

입력
2025.02.13 17: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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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CPI 깜짝 상승에 화들짝
美 연내 0~1회 인하 전망 66%
환율 걱정 속 한은 2월 낮춰도
"추가 인하 기대감은 크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국회에 출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국회에 출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미국 물가 상승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내내 금리를 묶어둘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저울질하던 한국은행의 고민도 더 깊어지게 됐다.

13일 오후 4시 35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거나 현 수준에서 동결할 확률을 65.6%로 반영했다. 일주일 전 41.9%에서 껑충 뛴 것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97.5%에 달하고, 9월이 돼서야 인하 전망이 동결 전망을 소폭 앞지른다. 적어도 상반기 중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 전월 대비 0.5% 올랐다고 발표했다. 3%대 상승률은 지난해 6월(3%) 이후 7개월 만이고,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3.3%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2.9%)를 상회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도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물가 압력 둔화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이 후퇴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번 CPI 결과는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내려선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해준다”며 “인하 사이클은 끝났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정책금리 인하는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연준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향후 관세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잠재된 상황에서 당혹스러운 지표”라며 “관세 영향까지 고려하면 연준은 금년 중 금리 인하를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고물가와 고관세 정책, 이에 따른 연준의 신중론은 한은에도 부담이다. 내수 부진과 경기 불확실성만 놓고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먼저 속도를 냈다가 자칫 환율 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6일 이창용 한은 총재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고,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원화 가치가 매우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라면 (금리를 내려) 불난 데 기름을 붓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오는 25일 회의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이후 속도 조절을 시사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가 금리를 낮춰도 추가 인하 기대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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