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설문… 이란·사우디 다음
24%는 “북한, 10년 안에 핵무기 쓸 것”

핵무기 개발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김정은(앞줄 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사진이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이 핵무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는 글로벌 전문가가 1년 새 부쩍 늘어 10명 중 4명꼴이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년 내 북한이 핵무기를 쓸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도 많아졌다. 한반도가 ‘핵 화약고’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초 사이 미국 등 60개국 전략가와 전문가 357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 ‘글로벌 예측 2025’를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 안에 핵무기를 가질 가능성이 큰 나라’ 문항(객관식·복수 응답 허용)에서 한국을 지목한 응답자 비율은 40.2%였다. 이란(72.8%)과 사우디아라비아(41.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일본(28.6%)과 우크라이나(14.9%), 대만(7.9%) 등이 뒤를 이었다.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비율은 중동보다는 극동의 두 나라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이란은 여전히 가장 유력한 핵무기 보유국 후보지만, 1년 전(73.5%)에 비해 그 비율이 소폭 줄었다. 역내 라이벌인 사우디의 경우 수치가 늘기는 했지만 그 폭(2%포인트)이 크지는 않았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이 2035년까지 핵무장을 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대폭 늘었다. 특히 한국은 1년 전 25.4%에서 14.8%포인트나 상승했다. 일본의 증가폭(9.3%포인트)도 가팔랐다. 10년간 적어도 하나의 새로운 국가가 핵무기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도 1년 새 84%에서 88%로 늘어났다.

향후 10년 내 핵무장 가능성이 큰 국가 순위 및 1년 사이 예상 전문가 비율 변화.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12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의 일부다. 애틀랜틱카운슬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는 10년 안에 핵무기가 사용되리라는 예측의 증가(37%→48%)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이 2035년까지 핵무기를 쓸 것으로 가장 많이 예상한 행위자는 러시아(25.9%)와 북한(24.2%)이다. 지난해 14.1%였던 러시아가 11.8%포인트, 15.2%였던 북한이 9%포인트의 증가세를 각각 보였다. 이 외에 테러 단체(18.8%), 이스라엘(12.3%), 중국(6.3%), 미국(5.1%), 파키스탄(3.1%), 인도(1.7%) 등이 핵무기 사용 후보였다.
보고서가 배경을 면밀히 분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 확대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증가와 떼어 놓고 볼 수 없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반(反)미국 세력인 북한이 미국의 동맹국에 가하는 위협 수위는 최근 1년간 크게 높아졌다. 핵·미사일 역량이 고도화했고 적대적인 수사도 날카로워졌다.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진전된 북한·러시아 관계도 위기감을 증폭시킨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유럽, 아시아, 중동에서 각국과의 안보 동맹·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60.9%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는데, 1년 전 조사 때(78.7%)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지난해 11월) 이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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