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간 기념해
방한한 필리핀 작가 미카 드 리언
필리핀 이어 인도네시아 작품 출간

소설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를 쓴 필리핀 작가 미카 드 리언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국제교류문화재단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한세예스24문화재단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필리핀 문학이 낯설 한국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는 역시 ‘사랑’이겠죠."
필리핀 작가 미카 드 리언은 장편소설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의 한국 출간에 맞춰 14일 서울 중구 한국국제교류재단(KF)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로 한국에 선보이게 된 그의 소설은 필리핀 출판사 편집자 '에마'와 동료이자 라이벌인 '킵'의 사랑 이야기다. 재단 측은 "한국 독자가 쉽게 필리핀 문학을 접하도록 사랑과 성장이라는 주제의 로맨스 소설을 시리즈에 포함했다"고 귀띔했다.
미카 드 리언은 필리핀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 수상자다. 2023년 12월 필리핀에서 출간된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2014년부터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200권 이상의 책을 만든 작가의 실제 경험이 담겼다. 미카 드 리언은 "사랑 이야기일 뿐 아니라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현대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 성찰을 세밀하게 그려내려고 노력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에 번역돼 읽히고 있다.

필리핀 대표 근현대문학을 한국에 소개하는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동남아시아문학총서 4~6권 표지.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번에 출간된 동남아시아문학총서는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와 닉 호아킨의 '배꼽 두 개인 여자’와 ‘열대 고딕 이야기'까지 3권이다. 닉 호아킨은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세 차례 수상한 '필리핀 국민 작가'다.
지난해는 한국·필리핀 수교 75주년이 되는 해였으나 필리핀 문학은 한국 독자에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한 해 출판되는 책의 숫자(2022년 기준)만 봐도 필리핀은 5,792권으로 한국(6만4,657권)보다 출판계 규모가 작고 수요 역시 미미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필리핀 소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쟁, 식민지라는 역사에서 영감을 받는 등 비슷한 문학적 요소가 많다"라면서 "한국과 필리핀이 경제적 협력을 넘어 문화적으로도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동남아로 범위를 넓혀도 문학을 둘러싼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과 일본, 유럽 위주인 한국 번역서 시장에서 도서출판b의 '비판세계문학', 도서출판 아시아의 '아시아문학선' 등으로 동남아 문학을 소개해 왔지만, 반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그간 우수한 동남아 문학 작품이 많음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동남아 문학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며 한국 독자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는 필리핀에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작품 역시 출간할 계획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