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야 유튜브 채널서 장시간 대담
지지층 소통 창구, 진영 결집 포석
일각 레거시 미디어 불신 시각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튜브 사랑'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주에만 친야권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와 이동형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잇따라 출연해 장시간 인터뷰를 가졌다.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이 대표가 국내 특정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반발하는 전통적 지지층을 설득하고 다독이기 위해 '직접 등판'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 지형에만 기대다 보면,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11일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과 14일에는 이동형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에 나왔다. 두 채널 공히 각각 205만 명과 75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진보 진영에서 손꼽히는 스피커다. 이 대표는 실제 지지층을 직접 설득하고 결집시키는 용도로 두 채널을 십분 활용했다. 성장 우선주의 등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두고 이 대표가 "우클릭이 아니라 원래 제자리에 있었다"거나 "민주당은 서민을 위해 분배에만 집중하는 정당이 아니다"(이동형 TV)라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메시지를 왜곡되지 않게 전달하려는 의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 대표의 유튜브 선호에는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 이 대표는 이동형씨와 '진보 정권이 보수 정권보다 안보를 더 챙긴다'는 취지의 대화를 하던 도중 "언론이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는데 우리 쪽에 유리한 정보는 왜곡·조작하고, 저쪽은 미화해서 (전파가 제대로 안 됐다)"며 "기성 언론이 그런 일을 하다 보니 세뇌된 측면이 있는데, 지금은 SNS와 유튜브(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보수 언론이 그런 행태를 했었다는 것"이라며 "기성 언론 전반에 대한 불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최근 '블루파크'라는 자체 유튜브 생방송 프로그램을 론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채널은 '민주당을 위한 편파중계' 콘셉트를 대놓고 내걸었는데,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과의 소통 채널로 활용하며 여론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의 '유튜브 편애'에 대해선 우려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16일 "정치적으로 편향된 유튜브를 자꾸 찾는 건 오히려 정치 양극화에 더욱 기여하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중도층에는 신뢰를 주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내란 이후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려다 보니,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유튜브 대담 형식의 자리가 먼저 만들어졌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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