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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윤석열?... '쿠데타로 정적 제거 시도' 보우소나루, 결국 법정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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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윤석열?... '쿠데타로 정적 제거 시도' 보우소나루, 결국 법정 선다

입력
2025.02.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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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가담, 법치주의 전복 등 혐의
"독극물 이용, 룰라 취임 전 암살 시도"
보우소나루 "재선 막으려 정치적 기소"

자이르 보우소나루(가운데)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8일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에 자신의 지지 기반인 상원의원들과의 오찬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가운데)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8일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에 자신의 지지 기반인 상원의원들과의 오찬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집권 시절 '남미의 트럼프'로 불렸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결국 쿠데타 시도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2019년 1월~2023년 1월 재임했던 보우소나루는 2022년 10월 대선에서 패배하자 군사 쿠데타를 통해 당시 당선자 신분이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 등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을 암살, 권력을 불법 장악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쿠데타 혐의 34명 기소

18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울루 고넷 브라질 검찰총장은 이날 보우소나루와 알미르 가르니에 산토스 전 브라질 해군사령관 등 총 3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적용된 혐의는 쿠데타 가담, 무장 범죄조직 참여, 폭력을 통한 법치주의 전복 시도 등이다.

공소장에는 권력을 놓지 않으려 했던 보우소나루의 불법적 행태가 낱낱이 기록돼 있다. 2022년 10월 대선 패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그는 군과 협력해 입법·행정·사법권을 장악할 기구를 설치하고, TV·라디오 방송국을 점령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불법 비상계엄 선포 후 군을 동원해 내란을 시도한 혐의(내란 우두머리)로 올해 1월 말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보우소나루의 '쿠데타 음모'를 수사한 브라질 연방경찰의 보고서를 작년 11월 넘겨받은 브라질 검찰은 "대선 결과에 담긴 민의(룰라 선출)에 반해 권력을 쥐려는 계획을 수립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공소장에는 룰라 등 주요 정치인 암살을 꾀하는 이른바 '녹색과 노란색 단검' 계획을 보우소나루가 사전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영국 가디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우소나루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4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AP는 "쿠데타와 법치주의 전복 시도가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혐의 부인… 공은 대법원에

보우소나루는 해당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이번 수사를 비롯, 자신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내 재선을 막으려는 정치적 시도"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소 결정이 내려진 18일에도 수도 브라질리아의 의사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쿠데타 명령을 본 적 있나? 나도 없다. 제기된 혐의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은 이제 브라질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연방대법원은 향후 2주간 검찰의 기소 내용을 심사해 정식 재판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상파울루에서 헌법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베라 케밈은 영국 로이터통신에 "대법원이 기소를 받아들일(재판 진행) 확률이 99%"라면서도 "유죄 판결을 위해선 (좀 더) 강력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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