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두 달가량 결정을 보류해온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하는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 후보자를 임명하라는 정치권과 법조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논란이 고조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당장 임명할 생각이 없다. 같은 후보자인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놓고 최 대행의 고민이 상충되는 것이다. 최 대행은 야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를 당부하고 버티며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미뤄왔다. 따라서 마용주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야당의 파상공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 핵심관계자는 25일 "마용주 후보자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 대행이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최 대행이 마용주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권한대행으로서 대법관을 임명하는 첫 사례가 된다.
국회는 마용주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지난해 12월 27일 통과시켰다.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 △대통령의 수용 및 국회 동의 요청 △국회 의결까지 절차를 모두 갖췄다. 다만 탄핵안 가결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이었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던 한덕수 총리마저 마용주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당일 탄핵안 가결로 임명권이 사라졌다. 이제 최종 결정은 최 대행의 몫으로 남았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마용주 후보자 임명 요구가 커지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최 대행을 향해 "일부 문제없는 부분은(직책은)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법관 임명 보류로 대법원의 선고 지연이 심각해지면서 법조계도 최 대행의 결단을 재촉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여권에서는 최 대행이 이르면 이번 주 마용주 후보자를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마용주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마은혁 후보자 임명 보류 상황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대법관 임명과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는 다른 점이 있다"면서도 "(야당 측의) 비판 목소리도 고려해 적절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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