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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오르고 빚 더 늘어나는데... 지난해 한국 가계대출 '세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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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오르고 빚 더 늘어나는데... 지난해 한국 가계대출 '세계 2위'

입력
2025.03.16 17:30
수정
2025.03.16 20: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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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 작년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한국 91.7%, 세계 38개국 중 캐나다 다음으로 높아
금리인하에 '토허제' 해제까지... 부채 증가 우려 커져

이달 13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걸린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뉴스1

이달 13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걸린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뉴스1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여전히 세계 최상위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16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7%로 집계됐다. 세계 38개국(유로 지역 단일 통계) 중 2위로, 캐나다(100.6%) 다음으로 높다. 다만 하락세는 이어졌다. 2, 3분기 가계대출 급증세가 4분기에 진정되면서 전년 말(93.6%) 대비 1.9% 하락, 38개국 중 네 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말 98.7%까지 치솟았다. 이후 97.3%→93.6%→90.5%(추정치)로 지난해 말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작년 하반기 꺾였던 주택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둔화된 가계대출 증가세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통상 주택 거래가 늘면 한두 달 후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가계 부채 하향 안정화' 정책 기조를 세우며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80%)를 제시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기폭제가 된 건 지난 1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에 대한 규제 완화였으나 해당 지역은 물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다른 지역까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어려움이 더해졌다.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한은으로서는, 가계부채가 불어나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인하에 속도를 내면 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한은은 13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 및 가계부채 증가세를 예의주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및 주택 가격, 환율 등 금융안정 상황에 계속 유의하여 추가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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