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인니 축구장서 최루탄 피하다 132명 숨져
2015년 사우디 이슬람 성지에서 순례객 2천여명 사망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4명이 압사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지면서 세계 각지에서 발생했던 비슷한 사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압사 사고는 대부분 종교·스포츠 행사 등이 벌어지는 좁은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몰릴 때 발생했다.
가장 최근의 대규모 압사 사고는 이달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州)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일어났다. 당시 홈팀인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에서 홈팀이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은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경찰이 진압을 위해 최루탄을 쏘자, 관중이 출구로 도망가다 뒤엉켜 132명이 숨지고 320명 넘게 다쳤다. 정부 합동진상조사단은 경찰의 무차별적인 최루탄 발사와 아레마 FC의 경기장 운영 규칙 미준수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5년 9월 24일 이슬람 최대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카바 신전에서도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이 몰리며 2,000명 이상이 압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인근 도로의 교차 지점을 지나던 순례객 무리와 버스에서 내린 무리가 합쳐져 포화상태가 됐고, 사람들이 탈진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사우디 정부는 일부 순례객들이 통제를 따르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선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의 성지 방문에 따른 무리한 경호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왕자가 현장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이 순례객의 이동 경로를 제한하면서 한 도로에 시민들이 몰려 혼란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성지순례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 빈발
이외에도 여러 종교의 성지순례지에서 비슷한 사고가 자주 발생해왔다. 사우디에서는 2004년 2월 카바 신전 인근 자마라트 다리에서 250명이, 2006년 1월 같은 지역에서 362명이 압사했다. 인도의 힌두교 사원에서도 2005년 1월 마하슈트라주 사원에 몰린 265명이, 2008년 8월 히마찰프라데시주 나이나 데비 사원에 몰린 145명이 숨졌다. 같은 해 9월에도 라자스탄주 조드푸르 근처 차문다 사원에서 147명이 압사했다.
스포츠나 문화 행사에서도 압사 사고가 자주 발생하지만 인명 피해 규모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최근 사례는 지난달 15일 과테말라 케살테낭고에서 열린 록 콘서트에서 발생했다. 출구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들어오려는 관중과 나가려는 관중이 맞물렸고, 이 과정에서 9명이 죽고 20여 명이 다쳤다. 지난해 11월 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아스트로 월드' 축제에선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을 보려는 팬들이 몰리며 9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앞서 2013년 브라질 남부 대학도시인 산타 마리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선 화재가 발생해 대피하던 손님들이 출구로 몰리며 230명 넘게 압사하거나 질식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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