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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 참사 2시간 뒤 첫 보고 받았다... 지휘부 '책임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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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 참사 2시간 뒤 첫 보고 받았다... 지휘부 '책임론' 급부상

입력
2022.11.03 0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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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서울청장도 1시간 21분 늑장 보고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7차 전체 회의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7차 전체 회의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1시간 59분이 지나서야 처음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발생 1시간 21분 뒤 첫 보고를 받았다. 156명의 생명을 앗아간 유례없는 대참사에도 치안 총책임자들의 신속 대응은 '전무(全無)’했던 것이다. 현장의 미흡한 대처를 이유로 고강도 감찰을 예고한 윤 청장의 공언이 무색하게 지휘부도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尹청장에 사고 발생 119분 후 첫 구두보고

2일 경찰에 따르면, 윤 청장은 지난달 30일 0시 14분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부터 전화로 참사 관련 최초 보고를 받았다. 이때는 서울소방재난본부가 119신고를 접수해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한 오후 10시 15분에서 1시간 59분이 지난 뒤다. 당시 압사 현장은 이미 수십 명이 심정지을 알리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아비규환’의 통제 불능 상태였다. 윤 청장은 사고를 인지한 후 기동대 등 가용 경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질서 유지 등 신속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5분 후 김 서울청장에게도 같은 지시를 내렸다.

윤 청장뿐만이 아니다. 서울청의 보고도 한참 늦었다. 김 서울청장은 사고 발생 1시간 21분이 지난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36분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의 첫 지휘보고를 받았다. 지휘보고는 지방경찰청장이 관할 경찰서장으로부터 관내 주요 사건을 직접 보고받는 절차다. 오후 11시 34분 이 서장이 건 전화를 놓친 김 서울청장은 2분 뒤 직접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0일 0시 25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태원 사태 112 신고 접수 및 보고 상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태원 사태 112 신고 접수 및 보고 상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최소 ‘81분’ 동안 서울과 대한민국 치안책임자의 지휘 공백이 생긴 건데, 대규모 인명 사고의 지휘보고가 늦어진 자체가 강도 높은 문책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한 일선서 서장은 “용산서장이 급박하게 지휘하느라 보고가 다소 미뤄질 수는 있지만, 1시간 넘는 지연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이 서장을 문책성 대기발령했다.

보고 시간을 따져 보면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후 사태를 파악한 셈이 된다. 대통령실은 사고 발생 38분 뒤인 오후 10시 53분 소방청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8분 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1시 21분 첫 지시를 내렸다. 경찰청의 대통령 보고는 30일 0시 5분에 이뤄졌다. 경찰청이 청장보다 대통령실에 9분 먼저 보고한 것이다.

지휘공백 탓 대응 늦어... 지휘부 문책 불가피

김광호(왼쪽)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호(왼쪽)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고 지연에서 비롯된 경찰의 지휘공백은 뒤늦은 대응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참사 당일 오후 11시가 돼서야 녹사평역에서 한강진역에 이르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를 통제했다. 교통순찰대를 비상소집해 이태원로 일대에 배치한 시간은 이튿날 0시 11분, 사상자 병원 이송을 위한 이동로 교통관리는 오전 1시 11분 시작됐다.

이에 따라 부실한 현장 대응은 물론, 무너진 경찰 보고ㆍ지휘체계에 대한 감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지휘부 책임론도 거세게 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윤 청장 역시 책임을 져야 할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이번 감찰을 전담하는 경찰청 내 특별감찰팀이 소신껏 조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을 내놓는다. 서울 일선서 경찰 간부는 “아무리 독립적 조사 권한을 줬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경찰청 산하 조직이고 특별감찰팀장의 직급도 총경이라 공정한 조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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